입력 | 2021-10-21 09:29 수정 | 2021-10-21 09:30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우리나라의 한글날을 계기로 `콩글리시`가 만연한 언어문화의 실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을 소개하는 뉴스를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더타임스는 현지시간 20일 `콩글리시는 당신의 베프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부겸 총리가 지난 9일 한글날 기념식 축사에서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을 줄이고 전문용어를 우리말로 줄이는 등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겠다″라고 언급한 내용을 보도하며 한국의 콩글리시 사용 문화를 조명했습니다.
더타임스는 개그맨, 오바이트, 아이쇼핑, 베프, 인싸 등 대표적인 콩글리시와 이들 말이 어떻게 만들었는지 소개했습니다.
신문은 한국인이 영어 단어를 축약하고 합쳐서 만든 조어뿐만 아니라 영어권에서 알아듣기 어려운 한국식 발음도 콩글리시의 일종이라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포크`(Fork)나 `주스`(Juice)도 영국 입장에선 콩글리시입니다.
더타임스는 김 총리가 ″한글은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전염병을 이겨내며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고 온 백성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참 소통의 토대가 됐다″고 언급한 부분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에 대해 더타임스는 한국인은 강대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자신의 말을 순화해야 한다는 민족주의 성향을 갖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공문서를 한자로 썼고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말과 일본식 이름을 쓰기를 강요당했으며, 한국전쟁 이후에는 미군이 쓰는 영어의 영향을 받았다고 신문은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더타임스는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정부가 많이 쓰고 있는 `위드 코로나`, `언택트`도 콩글리시라고 규정했습니다.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을 뜻하는 위드 코로나를 내달부터 시행할 예정인데, 이 위드 코로나라는 단어도 사실 영어권에선 쓰지 않는 콩글리시라는 것입니다.
코로나와 함께 살기(living with coronavirus)로 표현되는 어구를 한국식 발음 위드코로나(widcorona)로, 접촉없는 결제(contactless payments)를 언택트(untact )로 표현하는 게 어색하다는 주장입니다.
더타임스는 그러나 많은 언어학자는 이와 같은 `혁신`을 언어의 성장과 발전의 필수적인 요소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한국 음식과 영화, K팝, 그리고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의 인기로 인해 오히려 한국어가 다른 언어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신문은 최근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PC bang`(PC방), `oppa`(오빠), `mukbang`(먹방) 등 26개의 단어를 새로 등록한 사례를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