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양효경

"신장제품 불매" 밝혔던 인텔‥중국 들끓자 결국 사과

입력 | 2021-12-23 17:26   수정 | 2021-12-23 17:27
미국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이유로 신장 제품 배제 방침을 밝히자 보복 조치가 필요하다는 중국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인텔은 부정 여론이 일자 서둘러 사과 성명을 발표해 사태 진압에 나섰습니다.

23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에 따르면 지난해 인텔 매출의 26%는 중국과 홍콩에서 발생했습니다.

또 인텔의 전체 자산과 공장, 설비 등 약 10%가 중국에 있습니다.

환구시보는 인텔이 중국에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신장 제품 불매라는 배은망덕한 행태를 보인다고 비난했습니다.

신문은 전날에 이어 인텔이 중국의 기분을 상하게 한 데 대해 더 큰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면서도 구체적인 보복 조치를 거론하진 않았습니다.

중국 반도체 시장에 대한 인텔의 영향력이 막대해 마땅한 보복 수단이 없는 실정인데, 현재까지 인텔의 중국 지역 광고 모델인 인기 그룹 TF보이즈 소속 왕쥔카이가 보이콧을 선언한 게 전부입니다.

왕쥔카이 소속사는 전날 성명을 통해 ″국가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오늘부터 인텔과의 협력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환구시보는 ″인텔이 신장 제품 불매에 나선 것은 미국 내 극한의 정치적 압박 속에서 자사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며 ″미국 당국은 중국을 탄압하기 위해 미국 주요 기업들이 자신의 편을 들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실 신장 제품은 인텔의 공급망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해 인텔의 실제 이익에 전혀 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할 일은 (신장 불매운동의 대가로) 얻는 이득보다 손해가 더 크게 만드는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인텔은 중국 내 부정 여론이 빠르게 확산하자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즈IN′을 통해 존경하는 중국 고객과 파트너,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인텔은 ″미국 법을 준수하기 위한 취지였지만, 중국 파트너들 사이에서 많은 의문과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며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신장과 관련된 단락은 규정과 법에 따른다는 취지이지 다른 뜻이나 입장 표명이 아니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성명을 주의 깊게 봤다″면서 ″관련 기업들이 사실을 존중해 시비를 가려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미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신장 지역의 강제 노동 등은 중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신장의 안정을 해치려는 미국의 반중 세력이 꾸며낸 거짓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인텔은 공급자들에게 보낸 ′2021년 연례 서한′에서 ″투자자들과 고객들이 중국 신장 지역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있는지 문의해왔다″며 ″여러 정부가 신장 제품을 규제하고 있으므로 우리 공급망 관계사들이 신장과 관련된 어떤 노동력과 상품도 사용하지 않기를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