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1-13 17:09 수정 | 2022-01-13 17:10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을 위해 금융기관들이 대출 원금상환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을 유예해줬던 조치가 오는 3월 말에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오늘,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고 ″3월 말에 끝난다는 것을 원칙으로 대응 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조치가 끝나더라도 한꺼번에 충격이 가는 방향으론 하지 않겠다″ ″취약한 대출자에게 대출 관련 상담을 제공하고 채무조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채무조정 지원도 미리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금융위는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던 2020년 3월,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대출 원금상환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을 유예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은행·보험·저축은행 등 전 금융권에서 시행하도록 했습니다.
이후 코로나19의 유행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가 3번 연장돼, 올해 3월 말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이 조치의 효과로 은행권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작년 11월 기준 0.25%로 집계돼 2020년 11월 0.36%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상환유예 조치로 부실한 대출자들의 규모가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 원금과 이자 상환이 본격화되면 연체율이 높아질 거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고 위원장은 금융사들에 대해 ″앞으로 불확실성에 대비해 손실 흡수능력을 확충하는 쪽으로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대손 충당금을 위기 대응 여력이 있을 정도로까지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출금 상환을 하지 못하는 대출자들이 나타나더라도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대비하라는 취지입니다.
한편 고 위원장은 ″회색 코뿔소가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했다″며 금융시장의 잠재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회색코뿔소′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 요인을 뜻하는 말입니다.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연방준비제도가 자산 매입 축소화에 더해 예상보다 빠른 양적 긴축을 예고했고 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경기도 둔화되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고 위원장은 금융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도 가계 부채 관리를 이어가겠다며 대출자의 상환능력에 맞게 대출하도록 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확대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