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승용

'포켓몬빵' 수집 광풍‥혈액 부족 사태까지 해결하나?

입력 | 2022-04-01 11:04   수정 | 2022-04-01 11:10
품절, 매진, 없어요...편의점에 없다고 붙여 놓아도 ″그럼 언제 들어오느냐?″ ″배송차량 오는 시각이 언제냐″ ″있는데 안 파는거 아니냐″ 는 고객들의 성화가 끝없이 이어지는 작은 빵.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진땀 나게 하는 포켓몬빵 품귀사태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제조사인 SPC삼립은 이달 7일부터 신제품을 출시하며 공급량을 더욱 늘릴 계획입니다. 혈액 부족 사태의 구원투수로까지 포켓몬빵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도대체 웬 빵인가...외환위기때도 광풍 </b>

SPC삼립은 지난 2월23일 ′그때 그 추억을 소환한다′며 포켓몬빵을 다시 내놓았습니다.포켓몬빵은 지난 1998년 첫 출시됐었는데 빵에 동봉된 떼었다 붙였다 하는 (′띠부실′이라고 줄여 부름) 스티커가 대인기를 끌면서 한 달에 5백만개씩 팔려 나갔다고 합니다. 외환위기가 한창 때임을 생각하면 엄청난 판매량이죠.
이번에 출시된 빵은 ′추억 소환′이 콘셉인 만큼 ′돌아온 고오스 초코케익′ 등 ′돌아온′에 포켓몬스터 인기 캐릭터가 적용된 현란한 포장의 7가지 제품입니다. 출시 이후 벌써 7백만개 이상 팔렸다고 합니다.
<b style=″font-family:none;″>희귀카드 당첨확률 0.02%..다 모으는 건 신도 어렵다</b>

물론 맛으로 승부하는 빵이 아니라 첨부된 ′떼었다 붙였다′하는 스티커 수집을 위해 수요가 몰린 것이죠. 스티커의 종류만 159종.특히 ′환상의 포켓몬 뮤′와 ′뮤츠′ 라는 이름의 스티커는 당첨 확률이 0.002%라고 합니다. 포켓몬빵 5만개를 사야 나올 수 있는 셈입니다. 각기 다른 당첨 확률을 가진 스티커가 랜덤으로 제공되는데 그런 스티커 159종을 모두 모을 가능성은 로또보다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광풍의 원인이됐습니다.희귀한 카드를 ′득템′했을 때의 유쾌함, 우월감에 고가에 되팔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가 모여 빵 수집 열풍이 됐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매진되서 사과문 올린 삼립..7일부터 공급 늘린다</b>

포켓몬빵이 눈에 띄면 싹쓸이해가고, 아예 편의점 배송 차량 도착 시점에 맞춰 고객들이 몰려드는 비상 사태까지 속출했습니다. 방탄소년단(BTS) RM도 공급을 늘려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RM의 부모님도 RM을 위해 편의점을 돌며 포켓몬빵을 사 모았다고 합니다.결국 삼립측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24시간 관련 시설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생산라인을 증설한 삼립은 7일부터 시즌 2 신제품을 출시하며 공급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b style=″font-family:none;″>제2의 허니버터칩?..증권사는 목표 주가 상향</b>

벌써 8년이나 됐네요. 2014년 해태제과에서 나온 허니버터칩이 편의점 과자 판매량 1위를 석권했습니다. 편의점의 허니버터칩이 동나자 정가의 4배가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했습니다.워낙 품귀 현상을 빚다 보니 직원이 몰래 뻬돌리다 적발되는 일도 있었습니다.이 시기 해태제과의 모기업인 크라운제과의 주가가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해태제과가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유사품이 쏟아지면서 인기는 가라 앉았습니다. 언제나 살 수 있게되니 관심이 떨어졌고,나중엔 재고떨이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포켓몬빵도 허니버터칩의 뒤를 이을까요?
일단 모든 현상을 주가에 반영하는 증권사 동향을 보면요, NH투자증권은 지난달 31일 ″포켓몬빵 인가가 긍정적″이라며 SPC삼립 목표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9만3천원으로 상향조정했습니다.하지만 주가가 3월 중순부터 이미 9만원 대에 올라 포켓몬빵 특수는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포캣몬빵이 허니버터칩과 다른 점은 수요자가 빵 보다 스티커 수집이 목표이다 보니 쉽게 질리지 않고,포켓몬과 계약에 따른 한시 상품이라 삼립 측은 마케팅에 큰 부담이 없을 수 있습니다. 인기가 떨어질 때 쯤엔 이미 생산이 중단됐을 가능성도 큽니다.
<b style=″font-family:none;″>주머니 속 괴물...포켓몬 카드 문방구 최고 인기 상품</b>

포켓 속의 괴물에서 착안된 포켓몬스터는 90년대 일본의 게임에서 출발해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90년대 말에 한국의 공중파 방송에서도 포켓몬스터 TV애니메이션을 방송했는데 첫 포켓몬빵이 그 무렵 출시됐으니 꽤 역사가 있는 캐릭터빵인 셈입니다.
포켓몬빵이 첫 출시된 당시 어린이들이 빵을 잔뜩 사서 스터커만 챙긴 뒤 빵을 버리거나 빵을 뜯은 뒤 스티커만 훔치고 도망치는 일이 속출해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포켓몬빵은 이벤트 형식으로 출시됐지만 포켓몬 카드는 초등학생 중학생들한테 계속 최고 인기 상품이었습니다. 신규출시 카드거나 한정판 포켓몬 카드는 없어서 못판다고 합니다.
20여년전 포켓몬빵을 먹었던 어린이가 아이들을 위해서 사 주고 포켓몬카드를 사 모으던 어린이들이 빵을 사면서 포켓몬빵은 출시 직후 바로 품절로 이어졌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햄버거 대신 포켓몬빵?..혈액부족 구원투수로 나선다</b>

코로나 확진자는 물론 백신을 맞거나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은 일정기간 헌혈을 못합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단체 헌혈도 크게 줄었죠. 지정헌혈로 혈액을 미리 확보하지 못하면 수술로 못하는 상황. 극심한 혈액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가 헌혈 후 간식용으로 포켓몬빵을 공급 받을 수 있을 지 삼립에 문의했습니다. 누리꾼의 제안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현재는 햄버거가 제공되고 있는데 포켓몬빵을 준다고 하면 헌혈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고 빵이 필요한 아빠들의 헌혈이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나온 제안입니다.
삼립 측은 1일 긴급 임원회의에서 포켓몬빵의 적십자사 공급을 논의했습니다. 납품이 아니라 기부 형태로 일정 분량을 제공하는 방안이 검토됐다고 합니다.
방역 문제 등의 협의를 거쳐 적십자에 포켓몬빵이 공급되면 퇴근길 아빠들이 편의점이 아니라 헌혈의 집 앞에 줄을 설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