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김정우

'택배견 경태 아버지' 수술비 후원받고 잠적‥경찰 수사 착수

입력 | 2022-04-06 10:02   수정 | 2022-04-06 10:03
반려견을 화물차에 태우고 다니며 일을 해 유명세를 탄 택배기사가 반려견의 수술비라며 받은 후원금을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4일 ′택배기사가 후원금을 환불해주기로 해놓고 돌려주지 않는다′는 내용의 국민신문고 진정을 받아 사건을 접수하고, 택배기사를 ′사기′와 ′기부 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택배기사는 지난달 자신의 SNS 계정에 ″반려견 경태와 태희가 심장병을 진단받았는데, 최근 자신이 차 사고를 당해 택배 일을 할 수 없다″며 후원금을 모금했습니다.

또, SNS 계정을 구독하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같은 명목으로 돈을 빌리기도 했습니다.

이후 ″허가받지 않은 1,000만 원 이상의 개인 후원금은 돌려줘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환불은 이뤄지지 않았고 총 모금액과 사용처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 기사가 이렇게 빌린 돈은 수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실제로 반려견 치료에 쓴 금액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300만 원 수준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 논란이 일자 택배기사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 계정을 폐쇄하고 잠적했습니다.

경찰은 ″같은 내용으로 택배기사를 고소한 사람이 있어 함께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정확한 피해자 수나 피해 금액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택배기사는 자신이 일하는 택배 차량에 말티즈 종인 강아지 ′경태′를 태우고 다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이 기사가 일하는 택배사는 지난해 반려견 경태와 태희를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