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윤수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 배구선수 안은주 씨 숨져‥"1774번째 사망"

입력 | 2022-05-03 17:04   수정 | 2022-05-03 17:10
배구선수로 활약했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안은주 씨가 12년간의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환경단체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오늘 새벽 0시 40분쯤 안 씨가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선수 출신으로 생활체육 배구코치와 심판으로도 활동했던 안 씨는,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사용하다 쓰러져 폐가 굳는 병 등에 시달려왔습니다.

2015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폐 이식 수술을 받았지만 합병증과 거부 반응 탓에 다시 산소통에 의존해야 했고, 지난 1일부터는 상태가 나빠지면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안 씨는 생전 투병 기간 동안엔 가습기 살균제 피해대책과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운동에 앞장섰고, 산소발생기를 착용해 말을 할 수 없게 된 뒤에도 손글씨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상황을 외부에 알려왔습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측은 ″옥시와 애경이 가습기살균제 조정안을 거부해 최소한의 피해지원까지 물거품이 된 상황에서 중증피해자의 한 명인 안은주 씨가 사망해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접수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7천712명 가운데 안 씨는 1천774번째 사망자입니다.

피해자 단체와 가해 기업 간의 협의 조정을 담당하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조정위원회′는 이번 주 회의를 열고 활동 기한 연장 여부를 결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