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김상훈

수원 세모녀 계기‥경기도, 120번 긴급복지 콜센터 운영

입력 | 2022-09-02 11:41   수정 | 2022-09-02 11:41
병고와 생활고를 겪던 어머니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된 ′수원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경기도가 오는 5일부터 복지 위기에 처한 도민이 전화 한 통만으로 긴급 상담과 복지 연계, 사후 관리까지 받을 수 있는 ′120 긴급복지 상담콜센터′를 운영합니다.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는 경기도민이나 이웃은 031-120번으로 전화한 뒤 음성안내에 따라 1번(복지)을 누르면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긴급복지 상담콜센터에는 보건·복지 분야 공무원 6명이 배치돼 평일·주말 상관없이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되며, 그 외 시간에도 상담 예약이 가능합니다.

또, 초기 상담 이후 신속한 조치를 위해 경기도 담당 부서와 시·군간 연계 체계를 갖추고 상담자가 사례 종결 때까지 관리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5일 개설한 김동연 도지사의 임시 핫라인 번호는 혼란 방지를 위해 5일 오전 9시까지만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임시 핫라인에는 어제 오후 기준 177건의 상담이 접수됐습니다.

접수된 사례 가운데 10건이 종결됐고, 73건은 전문 상담 후 지원을 검토 중이며, 11건은 상담이 진행 중입니다.

경기도가 밝힌 주요 사례를 보면, 암 수술과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일을 못 하고 있다는 A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비 20여만 원이 수입의 전부로, 월세가 5~6개월, 아파트 관리비가 2개월째 밀려있다며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A씨는 일하고 싶어도 암 환자여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절망 상태라며 도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시는 A씨의 체납 월세를 민간기구 지원사업에 신청해 해결해주고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로능력 평가를 거쳐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사채에 쫓겨 은행 계좌도 없이 20여 년간 전국을 돌며 숨어 산 B씨는 지병 때문에 재산도, 직업도 없어,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겨우 건강보험료만 냈다며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B씨는 주민등록상 경기도 주민이지만 실제 거주지는 광주광역시로, 최근 주민등록 지자체로부터 주소 이전을 하지 않으면 주민등록을 말소하겠다는 통보까지 받았다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신청을 하고 싶지만, 사채업자가 무서워 방문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실제 거주지인 광주광역시 행정복지센터에 B씨 사례 내용을 전달하고 협조를 요청한 상태입니다.

앞서 지난달 21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는 60대 여성과 40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들은 투병 생활을 하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고, 전입신고도 하지 않아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