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소희

나토 턱밑까지 폭격 169명 사상‥"푸틴의 경고"

입력 | 2022-03-14 16:03   수정 | 2022-03-14 16:03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서부 야보리우에 있는 훈련장과 군사시설에 대규모 포격을 감행한 것이 서방에 보낸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우크라이나군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8일째인 현지시간 13일 새벽 러시아군은 야보리우 기지에 수십 발의 순항 미사일을 퍼부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으로 35명이 사망하고 134명이 다쳤다고 발표했습니다.

단일 공격으로는 상당히 큰 인명피해입니다.

이곳은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의 국경선에서 불과 25㎞ 거리입니다.

야보리우 기지에 대해 서방·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관점은 미묘하게 다릅니다.

서방 언론은 집중 폭격이 이뤄진 곳이 국제평화유지·안보센터라고 보도했으나 러시아는 ′용병 캠프′라고 반박했습니다.

이 시설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름반도를 강제 합병하자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군은 러시아군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우크라이나군과의 합동 훈련 시설로 활용했습니다.

러시아군의 침공이 임박했던 지난달 초까지 운영됐으며 최근 유럽 내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된 미국 플로리다주 방위군도 이곳에 있었습니다.

한편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중심부로 이어지는 야보리우를 공격한 것에 대해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러시아가 서방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과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폴란드 국경에서 차로 30분 거리인 야보리우는 서방의 무기가 도착하는 폴란드 제슈프 공항과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를 잇는 경로에 있습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전날 러시아 국영 채널1 TV에 출연해 서방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전달하기 위한 수송 행렬은 러시아군의 합법적인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랴브코프 차관의 ′경고′가 이번 공격으로 현실화한 셈입니다.

가디언은 ″러시아군이 서방의 무기가 유입되는 우크라이나의 서쪽 경계까지 공격할 수 있다는 사실 뿐 아니라 크렘린은 국제평화유지 안보센터에서 훈련중인 병력이 미군이든 자원병이든 가리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라고 해설했습니다.

그러나 가디언은 이런 반복적인 공습만으로는 러시아가 서방의 전쟁 물자 보급을 완전히 차단하긴 어려울 것으로 봤습니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의 국경 길이는 500㎞가 넘고, 보급품을 공급할 때 이를 숨기기 위한 위장술을 펼치기 때문입니다.

서방의 병참 지원을 차단하려면 러시아 지상군이 이 지역을 장악해야 하는데 현재 이 병력은 수도 키이우와 동부, 남부 도시를 집중 공격중입니다.

러시아도 폴란드 등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나토 회원국에 미사일을 쏘게 된다면 나토의 직접 참전으로 확전되는 상황을 감수해야 합니다.

가디언은 러시아의 미사일이 접근하는 상황은 불안할 수 있지만,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 주변 국가의 방공망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공격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은 최근 폴란드에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2개 포대를 배치해 러시아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루마니아 역시 독자적인 패트리엇 시스템을 갖췄고, 독일과 네덜란드는 얼마 전 패트리엇 시스템을 또 다른 우크라이나 국경 국가인 슬로바키아에 재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가디언은 동부 유럽의 나토 회원국의 방위력이 강화됐고, 특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고전하는 터라 나토 회원국에 대한 직접 공격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