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9-15 15:31 수정 | 2022-09-15 15:31
<i> ″유치원 주변까지 포탄 조각이 날아와요. 놀란 아이들이 ′미사일′이라고 비명을 지르며 뛰어다닐 때마다 저희는 천둥번개라고 말하며 달래요.″ < 21살 러시아 유치원 교사 ′에카테리나′ > </i>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4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러시아 서부 도시 벨고로드는 요즘 마치 전쟁이 코앞까지 다가온 분위기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전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벨고로드 하늘에선 미사일 요격‥도로엔 장갑차 ></strong>
시가지에 ′Z′ 문자가 그려진 군용트럭과 장갑차가 넘쳐나고 군인들은 무장상태로 돌아다닙니다.
시도때도없이 폭발음이 들리고 머리 위에서 미사일이 요격되는 상황도 비일비재합니다.
실제로 지난 12일 벨고로드에서는 대학과 쇼핑센터, 버스 터미널 등에서 대피 훈련도 실시됐습니다.
당국은 사전에 예정된 훈련이라고 설명했지만,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는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에 따른 정치적 부담감 때문에 러시아 국민들의 일상이 전쟁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에서는 예년처럼 민간 행사를 열어 전쟁을 먼 얘기인 것처럼 느끼도록 만들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서부에서는 정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빼앗겼던 북동부에서 대반격에 성공하자 지역 주민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까지 넘어올 수 있다며 공포를 느끼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장 상인은 ″우크라이나군이 이미 여기 와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현지 기업인 데니스 씨는 마당에 3.3미터 깊이의 방공호까지 팠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러시아군 협력 우크라 주민들, 보복 우려해 대거 피난 ></strong>
우크라이나에서 피난민도 쏟아져 들어오고 있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벨고로드로 건너왔는데, 우크라이나군이 대반격에 나선 지난주에는 특히 긴박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되찾은 상황에서 그동안 러시아 여권을 지녔거나 러시아 통치하에 일자리를 가졌다는 이유로 러시아의 협력자로 취급될까 겁내고 있습니다.
벨고로드 주민은 40만 명 정도로, 국경 너머 우크라이나 도시를 자주 방문해 식사도 하고 쇼핑도 하는 등 활발하게 교류하며 살았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이산가족이 속출하고 일상이 무너져가고 있습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40대 사장은 ″벨고로드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중앙 정부를 향한 불만도 들끓고 있습니다.
한 중년 여성은 ″모스크바에서는 축제를 즐기던데 여기서는 핏자국이 흘러넘친다″면서 ″그들이 파티에서 술을 마실 때 우리는 우리 군인들을 걱정하는 처지″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