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이재훈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니가타현 소재 사도(佐渡)광산의 세계문화유산 잠정 추천서를 유네스코(UNESCO)에 제출했다고 NHK가 오늘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어제 잠정 추천서를 프랑스 파리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사무국에 제출했으며 유네스코와 협의해 필요한 사항을 보완해 내년 2월 정식 추천서를 낼 계획입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2월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처음 추천했지만 유네스코는 일본이 제출한 추천서에 미비점이 있다고 판단해 제출된 서류를 토대로 한 심사 작업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번에 유네스코의 지적 사항을 보완해 추천서를 다시 냈습니다.
일본 정부는 정상적으로 절차가 진행되면 내년 심사를 거쳐 2024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도광산은 에도(江戶)시대에는 금광으로 유명했지만 태평양전쟁이 본격화한 후에는 구리, 철, 아연 등 전쟁 물자를 확보하는 광산으로 주로 이용됐습니다.
광산 노동은 위험하고 힘들어 기피 대상이었으며 일제는 조선인을 사도광산에 대거 동원해 강제 노역을 시켰습니다.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 추천서에서 대상 기간을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해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동을 사실상 배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강제노역에 대한 충분한 기술 없이 사도광산 등재를 추진하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을 유네스코와 일본 등에 밝혀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지난 2015년 또 다른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군함도 등 근대산업시설이 세계유산에 등재될 때 약속했던 조치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사도광산 등재 추진을 비판해 왔습니다.
일본 측은 사도광산 등재에 반대하는 한국이 2024년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는 21개국으로 구성된 세계유산위원회가 결정합니다.
등재는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성립된다는 규정이 있지만, 만장일치로 결정하는 것이 관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