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8-25 13:09 수정 | 2023-08-25 13:21
<b style=″font-family:none;″>■ “의경 부활 적극 검토” “최대 8천 명 채용” (지난 23일)</b>
정부가 최근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상동기’ 흉악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의무경찰(의경) 제도를 부활시키겠다고 지난 23일 발표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담화를 통해 “경찰 조직을 재편해 치안 역량을 보강하겠다”며 “의경 제도의 재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배석했던 윤희근 경찰청장은 병력 자원을 우선순위에 따라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차원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디어 차원의 이야기만으로 치부하기에는 뒤이은 윤희근 청장의 설명이 구체적이었습니다.
윤 청장은 “최근 일련의 범죄 상황, 테러, 사회적 재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24시간 상주 인원이 필요하겠다는 판단이 든다”면서 “신속대응팀 경력 3500여 명, 주요 대도시 거점에 투입되는 인력 4000여 명 등 총 500~8000명의 인력을 순차적으로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청장은 또 “병력 수급이 늘어나는 게 아니고 기존 범위 내에서 국방부와 우선 순위를 협의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최소한 부처 간 사전 협의가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 인구절벽에 ‘이기자부대’ 육군 제27보병사단 등 전방부대도 사라져</b>
그런데 의무경찰제도는 폐지된 지 얼마 안 됩니다. 의무경찰은 병역의 의무를 대신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군에서 신병들을 경찰청에 위탁하는 제도입니다.
인구절벽으로 인해 군대에 갈 젊은이들이 급감해 국군 50만 명 선이 무너졌고 월남전에 파병했던 이기자부대, 육군 제27보병사단 등 전방 부대마저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 판에 경찰청에 위탁할 병력이 없기 때문에 의경 제도가 폐지된 건데 갑자기 부활이라니 어디서 갑자기 신병들이 솟아나기라도 한 걸까요...
<b style=″font-family:none;″>■ 하루 만에 백지화? 신성한 국방의 의무 VS ‘병력 자원’ 동원하는 국가의 자세는</b>
국무총리실은 의경 재도입이 병력 부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과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자 하루 만에 “필요하면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단 물러선 모양새이긴 합니다만 이 논란이 참으로 씁쓸했습니다.
국방의 의무는 신성하다고 합니다. 헌법에 부여된 의무이고, 건강한 대한민국의 젊은 남성들은 국방의 의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국가의 입장에서는 동원할 수 있는 ‘병력 자원’이겠지만 젊은이들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절을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일이고, 그 젊은이들을 국가에 내놓는 부모들에게는 당신들의 온 우주인 자식의 안위가 달린 일입니다.
고 채수근 상병의 부모님이 아들이 해병대에 간다고 했을 때 구명조끼도 없이 폭우 실종자 수색 작업에 투입될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젊은 남성들은 국가의 필요에 따라 여기 보내도 되고 저기 보내도 되는 ‘자원’이 아니라 합당한 처우와 대우를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군에 갈 것 아닙니까.
국방의 의무가 유감스럽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