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0-29 10:01 수정 | 2023-10-29 10:01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국토부 실무자가 삭제 지시했다</strong>
국토교통부가 지난 7월 김건희 여사 특혜 의혹이 불거진 서울 양평고속도로 관련 자료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보고서 일부 페이지를 고의로 삭제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제(27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용욱 국토부 도로국장은 자료 삭제를 지시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도로국 도로정책과 실무자가 지시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다만 이 국장은 ″담당 실무자가 일을 하면서 벌어진 판단이나 이런 부분들을 담당 국장으로서 챙기지 못해 생긴 일″이라며, 실무자가 아닌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했습니다.
실무자가 삭제 지시를 내린 이유에 대해선 해당 부분에 오타 등 엉뚱한 내용이 들어있어서 그런 것 같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사라진 넉 장엔 ′종점 변경 검토′</strong>
국감장에서 언급된 문제의 자료는 용역업체가 작성한 ′타당성조사 용역 과업수행계획서′입니다.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있는 강상면 종점안이 대안 노선으로 처음 등장한 건 지난해 5월 19일 용역보고서인데, 그 전인 지난해 4월에 작성된 보고서입니다.
국토부는 지난 7월 이 보고서를 온라인에 공개하면서 23쪽부터 26쪽까지 총 4쪽을 삭제하라고 용역업체 측에 지시했는데,
해당 부분에는 고속도로의 종점부 위치 변경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이 들어있었습니다.
타당성 조사가 본격화하기 전부터 국토부와 용역사가 이미 종점 변경을 고려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앞선 지난 12일 용역업체의 상무는 국토위 국감장에 증인으로 나와 국토부 누구의 지시인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삭제를 한 기억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실수라더니..석달만에 말 바꾼 국토부</strong>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국토부의 자료 조작 의혹을 제기해왔지만, 국토부는 ′단순 실수′라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지난 7월 26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왜 숨기겠느냐며, 자료가 방대하고 단기간에 작업을 하던 중 실무자가 실수를 한 것이란 취지로 답했습니다.
이번에 삭제 지시를 시인한 이용욱 도로국장도 당시에는 삭제를 한 게 아니고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실수로 인한 단순 해프닝이라더니, 뒤늦게 이제서야 자료 삭제가 있었다고 말을 뒤집은 겁니다.
그제(27일) 김민기 국토위원장은 ″위원회 의결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국회를 모욕하거나 위증하면 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시하라″고 경고를 남겼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거듭되는 국정조사 압박</strong>
민주당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다시 한 번 촉구했습니다.
박성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종점 변경이 타당하고 떳떳했다면 이런 사실을 숨길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야당 주장을 정치적 선동으로 매도하고, 뒤로는 자료를 은폐·조작해 여론을 호도한 국토부와 원희룡 장관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고속도로 종점이 외압에 의해 변경된 정황은 없다며,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원희룡 장관은 민주당이 추천하는 전문가들에게 충분한 검토를 맡겨보자고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의혹을 잠재우고 국민의 신뢰를 받으려면 적어도 석달만에 말을 바꾸는 모습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