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곽동건

호랑이 마주친 사슴처럼 '펄쩍'‥나흘간 잠복한 결과는?

입력 | 2023-04-30 11:32   수정 | 2023-04-3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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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경기도 포천의 한 주택가 골목.

늦은 밤, 남성 세 명이 계속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골목을 서성입니다.

다른 날에도 이 골목엔 같은 남성들이 찾아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한참을 서 있다 떠났습니다.

다음날인 29일도 예외 없이 아침 7시부터 나타난 남성들, 대체 뭘 하는 걸까.

주차된 차량 옆에 서서 초조한 표정으로 어딘가 계속 쳐다봅니다.

그러다 4시간 뒤, 한 건물에서 청바지에 검은색 점퍼를 입은 건장한 체격의 50대 남성 A씨가 걸어나옵니다.

A씨를 본 남성들은 서로 은밀히 눈빛을 주고받더니 곧장 다가갑니다.

그러자 A씨,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순간적으로 반대 방향으로 휙 돌더니 전력 질주를 시작합니다.

골목 뒤쪽에서 기다리던 다른 남성까지 모두 네 명이 동시에 A씨를 쫓아갔습니다.

사실 A씨는 마약 관련 혐의로 장기간 지명수배된 인물.

여러 마약 투약자에게 필로폰을 건넨 것으로 지목되는 등 모두 6건의 지명수배가 내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타인 명의로 휴대전화와 차량을 여러 차례 바꿔가며 최소 2년 가까이 추적을 피해 왔습니다.

장기간 수사를 벌인 경찰은 A씨가 실제로 쓰던 휴대전화와 차량을 특정했고, 해당 차량이 주차된 장소를 찾아내 A씨가 오기만 기다렸던 겁니다.

언제든 달아날지 모르는 수배자를 붙잡기 위해 나흘간 잠복한 경찰관들.

있는 힘을 다해 전속력으로 쫓아간 지 몇 분 만에 A씨 검거에 성공했습니다.

경찰은 A씨를 구속하고 관련 사건들을 모두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화면 제공 : 경기북부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