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동훈
16년 전 자녀 5명을 살해해 벨기에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여성이 본인의 요청에 따라 지난 달 말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고 영국 BBC가 현지시간 3일 보도했습니다.
제네비브 레르미트 측 변호사는 그가 자신의 결정을 충분히 인지한 채 합리적이고 일관된 방식으로 안락사에 대한 의사표시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벨기에에서는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이 견디기 힘든 수준이라고 판단되면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레르미트는 40세이던 지난 2007년 2월 남편이 외출한 사이 3~14살 난 아들 1명과 딸 4명을 살해했습니다.
사건 직후 레르미트는 자신도 목숨을 끊을 생각이었으나 실패했습니다.
재판 당시 레르미트 측은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투옥을 면하려 했으나, 법원은 그가 계획된 살인을 벌였다고 판단해 종신형을 내렸습니다.
그는 복역을 이어가다 2019년 정신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벨기에에서는 2022년 2천966명이 안락사를 선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0% 늘어난 수치입니다.
암 질환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안락사를 택한 사람들 중 4분의 3은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제시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