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정연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은 국가 주석의 3연임을 축하하는 박수 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전국인민대표대회 14기 1차 회의 제3차 전체 회의 결과, 전인대 대표 2천952명이 모두 참가한 투표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만장일치 찬성을 얻었습니다.
반대는커녕 기권은 단 한 표도 없었습니다.
앞서 시 주석은 집권 1기를 시작하는 2013년 전인대에서 찬성 2천952표에 반대 1표, 기권 3표로 99.86%의 득표율로 취임했습니다.
또 2기인 2018년 전인대 때는 대표 2천970명이 참석한 표결에서 만장일치로 국가 주석에 재선출된 바 있습니다.
10년 집권기를 거치면서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들의 집단지도체제를 사실상 와해시킨 시 주석은 이번 전인대를 계기로 ′1인 체제′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때문인지 같은 날 전체 회의에서 시 주석 이외에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한정 국가 부주석도 전인대 대표 2천952명의 만장일치 표를 받았습니다.
다만 14명의 전인대 부위원장을 선출하는 선거에선 리훙중 전 톈진시 당서기가 반대 1표와 기권 1표로 2천950명의 찬성을 받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리훙중 이외에 나머지 전인대 부위원장 13명은 만장일치로 선출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중국에서 ′2952′는 중국의 만장일치 체제를 비판하는 단어가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중국 소셜미디어에서 갑자기 사라진 ′2952′</b>
같은 날 ′#2952′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등장했습니다.
주요 인사들이 만장일치로 선출된 상황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의미로 해석됐습니다.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인 프리웨이보에는 ″대단하다″ ″최대 규모의 민주적 투표 운동″이라면서 사실상 비꼬는 표현들이 올라왔습니다.
그러자 웨이보에서 ′#2952′ 해시태그가 갑작스럽게 사라졌습니다.
중국의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 등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해 웨이보를 압박한 결과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입니다.
앞서 지난 2017년에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중국 당국이 만화 캐릭터인 ′곰돌이 푸′ 검색을 SNS에서 차단한 적 있습니다.
시 주석이 2013년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을 만날 때 각각 곰돌이 푸와 호랑이 친구 ′티거′로 묘사됐지만 그 이후 푸가 시 주석을 희화화하는 소재로 사용되자 금지한 것입니다.
또 중국 당국은 지난해 10월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북서쪽으로 약 9㎞가량 떨어진 쓰퉁차오에서 시주석을 비난하는 현수막 시위가 벌어지자 소식이 퍼지는 걸 막기 위해 베이징의 영문 표기인 ′Beijing′이라는 검색어조차 차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