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전 주호주대사가 부임 11일 만에 귀국해 참석했던 ′방위산업협력 공관장 회의′에 7천만 원 이상의 예산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교부가 더불어민주당 양기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25일부터 29일까지 열린 방산협력 6개국 공관장 회의에는 여비 6천5백만 원과 임차료 348만 원, 일반수용비 140만 원, 업무추진비 185만 원 등 모두 7천150만 원가량의 예산이 집행됐습니다.
여기에 일부 공관에서 요청한 항공운임 등의 집행 비용도 정산되는 중이라, 지출된 전체 예산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회의를 5일 앞두고 귀국했던 이 전 대사는 ′공무 수행 목적′을 이유로 항공료와 숙박비 일체를 지원받았습니다.
지난 방산협력 공관장회의는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출국 금지된 상태에서 호주대사로 임명됐다가 법무부의 승인을 받고 출국한 이 전 대사를 두고 논란이 커지자 그의 귀국용 명분을 만들어주기 위해 급조된 회의라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실제로 당시 참석대상이었던 호주·사우디아라비아·폴란드 등 6개국 공관장 가운데 일부는 외교부가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서야 회의 사실을 인지하기도 했습니다.
′들러리 논란′이 제기된 배경 중 하나입니다.
회의 급조 정황은 올해 예산안에서도 나타나는데, 당시 회의를 준비한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에 배정된 예산 4억 4천만 원 가운데, 기타 운영을 위해 배정된 건, 4천7백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만약 이 회의가 원래 예정돼 있었던 거여서 ′공관장회의 및 기타 외교현안 대응′ 예산 항목에서 지출됐다면, 전년도 대비 예산 증액이나 세부 항목에 변화가 있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