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7-05 10:46 수정 | 2024-07-07 01:07
지난해 86억 6천6백만 원의 예비비가 용산 대통령실 이전 비용으로 추가 배정됐던 것이 드러났습니다.
정부가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실에 제출한 <2023년 회계연도 예비비 사용 총괄 명세서>에 따르면, 대통령경호처는 지난해 ′대통령실 이전으로 인한 경호·경비 시스템 강화 등 경호 임무 수행′을 이유로 86억 6천6백만 원의 예비비를 추가로 배정받았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 예비비를 지난해 9월 25일 국무회의에서 결재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인 지난 2022년 3월, 대통령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하는데 ″총 496억 원이 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실제로 같은 해 4월, 두 차례에 걸쳐 496억 8백만 원을 예비비로 편성받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7월에도, 대통령실을 경호하는 경찰 경호부대 이전을 위한 명목으로 또다시 56억 8천4백72만 원의 예비비를 추가로 사용한 것도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새롭게 편성된 86억 6천6백만 원의 예비비까지 포함한다면, 현재까지 예비비로 드러난 용산 대통령실 이전 비용만 639억 5천8백72만 원에 달합니다.
다만, 정부는 지난해 편성된 86억 6천6백만 원 가운데 24억여 원만 사용하고 7억 3천6백만 원가량은 불용처리한 뒤, 54억 8천5백여만 원을 올해로 이월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예비비는 본 예산을 짤 때 예견하지 못했던 일에 대해 이듬해 국회의 사후 심의를 거치게 하는 보완적 제도인데, 윤석열 정부는 예비비를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의 재정 꼼수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러고도 윤 대통령은 민주당의 민생회복 지원금을 ′개념 없이 방만재정′이라고 모욕하냐″며 ″지난해 경제정책 실패로 세수 결손만 56조 원인데, 계속 불어나는 대통령실 이전 비용이야말로 방만 재정″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민주당은 또, ″소통하겠다며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뒤 듣기 싫은 말들은 ′입틀막′하고, 정치보복에만 앞장섰다″며 ″640억 원을 들여 소통의 대통령실을 만든 결과가 해병대원을 죽게 만든 장성을 지키는 것이냐″고 맹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