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동경

"돌고래 뒤에 미역줄기 걸렸네"‥두 달 뒤 "왜 계속 걸려 있지?"

입력 | 2024-01-17 16:08   수정 | 2024-01-1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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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남부 서귀포의 대정 앞바다.

파란 바닷속을 물고기들이 떼 지어 유영합니다.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입니다.

그런데 돌고래 중 한 마리가 헤엄칠 때마다 꼬리 뒤편에서 줄기같이 생긴 물체가 함께 출렁입니다.

폐그물이 돌고래 꼬리에 걸려 있는데 떼질 못하고 있는 겁니다.

이 모습은 제주대 돌고래 연구팀에 의해 포착됐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생후 1년 미만 새끼 남방큰돌고래 1마리가 지난해 11월 초 꼬리에 폐그물이 걸린 채 유영하는 모습이 처음 목격됐습니다.

이어 두 달이 넘은 지난 16일에도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위험스럽게 지내는 모습이 연구팀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제주대 돌고래연구팀은 돌고래 꼬리에 걸린 폐그물 길이가 대략 2m가량 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대로 두면 그물이 살을 파고들어 꼬리 부위가 잘려나갈 수 있는 데다, 폐그물이 암초에 걸리기라도 하면 돌고래가 움직일 수 없게 되는 상황을 맞을 수 있어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병엽 제주대 교수는 ″최초 목격 때보다, 새끼 돌고래 움직임이 더 둔해지고 있다″며 ″현재 주둥이 쪽에도 그물이나 낚싯줄이 걸려 있어 모유를 먹는 행동이 부자연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상황을 제주도 등에 알렸고, 현재 제주도와 해양수산부는 돌고래 구조를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검토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제주도는 무작정 돌고래를 포획하는 것보다 돌고래들과 친밀감을 쌓는 과정을 거친 뒤 폐그물을 끊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도는 3월 말까지 폐그물에 걸린 새끼 돌고래를 구조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