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박소희

'비대면진료 전면 허용' 이용건수 6배 이상 ↑‥의료·환자단체 '반대'

입력 | 2024-04-10 14:21   수정 | 2024-04-10 14:36
정부가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하자 경증환자,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그 이용 건수가 6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 따르면 굿닥·나만의닥터·닥터나우·솔닥 등 비대면 진료 플랫폼 4곳의 지난달 비대면 진료 요청 건수 합계는 15만 5천599건, 일평균 5천20건이었습니다.

규제 완화 전인 지난해 11월 진료 요청 건수는 2만 3천638건, 일평균 787건으로, 정부 조치 이후 한 달여 만에 이용이 6.5배가량 늘어났습니다.

증상별로는 감기·몸살이 약 20%로 가장 많았고, 진료과목 중에서는 소아청소년과 비중이 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슬 원산협 공동회장은 ″의료 공백으로 중소병원·의원으로 환자가 몰리자 일부 경증 환자들이 비대면 진료를 대안으로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존의 비대면 진료 수요도 드러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정부가 상급종합병원 공백의 대안으로 목표했던 2차 종합병원의 참여는 없었습니다.

이 회장은 ″병원급에서 문의가 많았고 병원과 플랫폼 간 협력 가능성을 충분히 보았지만, 실제 추가 제휴로 연결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이에 대해 ″병원급 의료기관은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플랫폼 업체 통계에는 참여 기관이 잡히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복지부가 의료기관 청구자료를 통해 파악한 규제 완화 이후 1주일 동안의 병원급 비대면 진료 건수는 76건이었습니다.

정부는 시범 사업을 보완하고 비대면 진료 모형을 계속 발전시킨다는 계획이지만, 의료계와 환자단체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비상대책위원회 브리핑에서 ″비대면 진료는 법적 분쟁 위험성과 의료 과소비 조장, 중증·응급질환 치료를 지연시키는 문제를 안고 있다″며 ″시범사업 중이던 비대면 진료를 막무가내로 확대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밝혔습니다.

대한약사회는 비대면 진료 확대로 부작용 우려가 큰 탈모·여드름 치료제가 비급여로 많이 처방되고 있다며 이들 의약품의 비대면 처방 제한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 노동자·시민단체인 무상의료운동본부는 ″비대면 진료는 대기업들의 의료 진출을 위한 것″이라며 ″필수의료를 더 붕괴시킬 의료 민영화, 시장화, 규제 완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 7개 단체 연합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비대면 진료 확대안은 ′의료인·영리기업 특혜법′″이라며 철회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