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원전 자료를 삭제해 감사원 감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산업부 전 공무원들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대법원 1부는 오늘 오전 감사원법 위반과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방실침입 혐의로 기소된 산업부 전직 공무원 A국장과 B과장, C서기관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앞서 A씨와 B씨는 감사원의 자료제출 요구 직전인 2019년 11월쯤, 월성원전 관련 자료 삭제를 지시하거나 이를 묵인하고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부하직원이던 C씨는 같은 해 12월, 감사원 감사관과의 면담이 잡히자 전날 밤 11시쯤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사무실에 들어가, 월성원전 관련 자료 530건을 지운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당시 감사원은 국회의 감사 요구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원전 조기 폐쇄 결정이 타당한지 감사하던 중이었습니다.
검찰은 세 사람이 고의로 감사를 방해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는데, 지난해 1월 1심 재판부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다며 이들에게 모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고 세 사람은 같은 해 6월 해임됐습니다.
그러나 해를 넘긴 올해 1월, 2심 재판부는 전부 무죄로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이 사건 자료는 담당 공무원이 개별적으로 보관한 내용으로, 공용전자기록 손상죄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또 ″공공기록물에 해당하는 중요 문서는 문서관리 등록 시스템에 등록돼 있다″며 ″상당수 파일은 다른 공무원 컴퓨터에도 저장돼 있어 손상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고, 감사원법 위반이나 방실침입 혐의에 대해서도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죄로 판결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로 판결을 확정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