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새벽,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나오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편성해 파문을 일으킨 KBS가 ″일제를 찬양하거나 미화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는 시청자 청원 답변에서 ″지난 8월 15일, 기미가요 선율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송함으로써 시청자 여러분에게 불편함과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방송 후 제작과 방송 경위, 편성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조사했고 재발 방지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KBS는 ″′나비부인′은 서구 열강이 19세기 후반 일본을 강제로 개항시킨 시기, 일본 주둔 미국인 장교의 현지 처가 된 게이샤가 자식을 빼앗기고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내용″이라며 ″이런 오페라를 방영한 것이 일제를 찬양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해명했습니다.
′광복절에 기모노 방송, 진짜 미친 건가 싶다′는 시청자 청원에 1만 7천 명이 동의하자 이같이 답변한 겁니다.
KBS는 이어 ″기미가요의 선율은 남녀 주인공 결혼식 장면에서 남자배우의 독백 대사에 반주로 9초 사용됐고, 이후 6초 동안 두 마디 선율이 변주돼 나온다″며 ″전문가는 푸치니가 기미가요 원곡을 서양식으로 편곡해 썼기 때문에 일반 관객이 대체로 인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논란이 된 방영 시기와 관련해선 ″2024 파리 올림픽 중계 방송으로 두 차례 결방되면서 당초 계획보다 2주 뒤인 8월 15일 0시에 방송하게 된 것″이라며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KBS는 ″해당 프로그램은 사전 심의 없이 제작진이 책임지고 있는데 담당 PD가 8월부터 안식년에 들어가면서 방송 내용을 관련 부서와 공유하지 못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국경일과 명절 때 방송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사전 심의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KBS 1TV는 광복절인 지난 15일 오전 0시부터 ′KBS중계석′을 통해 ′나비부인′을 내보냈는데, 출연자들이 기모노를 입고 등장하고,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되는 장면이 나와 시청자들의 항의가 폭주했습니다.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에는 지금도 해당 오페라 편성과 뉴라이트 논란이 인 다큐멘터리 방영 등에 항의하며 수신료 납부를 거부하겠다는 청원 등이 잇따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