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 수술도 못 한다고요?" 부산 헤맨 중학생 어머니

사회곽동건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한밤중 급성 맹장염으로 응급 상황에 놓인 중학생이 2시간 동안 치료받을 곳을 찾지 못하다가 간신히 수술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부산 온종합병원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7시 반쯤 부산 사하구에 사는 15살 A군이 심한 복통을 호소했습니다.

A군과 A군 어머니는 집 근처의 한 이비인후과부터 갔는데, 맹장염이 의심돼 큰 병원에 가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A군 어머니는 119 응급센터에 전화를 걸어 증상을 설명했고,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에 있는 병원에서 수술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어머니는 즉각 A군을 차에 태워 같은 날 밤 8시 40분쯤 집에서 35㎞가량 떨어진 해운대의 한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는데, 이 병원에서는 ″수술이 어렵다″는 대답을 받았습니다.

의료진 상황상 ″간 이식 수술 외에 다른 수술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은 겁니다.

어머니는 함께 안내받았던 수영구의 병원에도 전화했지만, 여기에서도 ″청소년은 수술이 안 된다″고 답변했습니다.

낙담하던 어머니는 지인 등에게 수소문한 끝에 부산진구의 온종합병원 응급센터에서 수술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고, 밤 9시 37분쯤 도착해 복강경 수술을 받았습니다.

집에서 출발한 지 2시간 만이었습니다.

A군 어머니는 ″열다섯 살 아들을 데리고 부산의 서쪽과 동쪽을 오가는 동안 맹장염이 혹시 복막염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두려움에 몸서리쳤다″며 ″의정 갈등이 빠르게 해소돼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수술을 한 병원 관계자는 ″병원마다 의료진 피로가 쌓여 있어 앞으로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는 맹장염으로도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