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동경

"얼어 죽는 줄" 28시간 '사투'‥"尹 관저로!" 트랙터 재시동

입력 | 2024-12-22 18:35   수정 | 2024-12-22 19:03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밤사이 남태령 고개 시위에 합류했던 시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입니다.

글쓴이는 ″우리는 차도 다 끊긴 한밤, 영하 7도에 아무것도 없는 아스팔트에서 앞뒤로 봉쇄돼 있었다″며 ″우리보고 그냥 죽으라는 거였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떠나면 농민 어르신들 앞에 아무 눈치 안 봐도 되는 저들이 서는 거라 어떻게든 버티려고 했는데, 일행이 자꾸 쓰러져서 정말 죽을 것 같아서 나왔다″고 썼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이 밤샘 대치 과정에서 한랭질환으로 고통을 겪었다는 주장인데, 현장 영상으로도 일부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어젯밤 8시 반쯤 촬영된 영상. 예닐곱 명의 사람들이 도로 위에 누운 남성의 몸을 주무르고 있습니다.

당시 상황 목격자는 ″4시간가량 앉아서 농성하던 할아버지께서 저체온증으로 움직이지 못했다″며, ″119구급차가 들어올 때까지 시민들이 핫팩과 담요, 패딩으로 최대한 응급처치를 도왔다″고 밝혔습니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도 오전 8시 50분 공지를 통해, ″오전 7시쯤 저체온 환자를 병원 응급실에 후송했다″면서 ″소방당국에 구급대원의 현장 배치를 강력히 요구했으나 경찰 측과 협의해야 한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현장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다 보니, 인터넷에선 시위 참가 예정자들의 철저한 대비와 구호 물품 구비를 요청하는 글이 쇄도했습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너무 춥다, 양말 두 개씩 신고 가라″거나 ″장갑이랑 핫팩 꼭 챙기고 롱패딩 입고 가라″는 조언이 올라왔습니다.

또 ″급하게 온 사람들이 신문지 박스 같은 데 앉아 있으니 방석 같은 걸 챙겨주면 좋겠다″거나 ″다들 배터리 소모가 심하니 보조배터리를 챙겨가 달라″는 요청도 나왔습니다.

전국농민총연맹 소속 농민과 시민들은 경찰이 오늘 오후 4시 40분쯤 남태령 고개에서 대치 28시간 만에 철수하면서, 목적지인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다시 행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