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박소희

"뭐라고 답 왔어?" "예스 땡큐"‥김정관 전한 '결정적 순간'

입력 | 2025-11-17 14:43   수정 | 2025-11-1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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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 관세협상에서 ′심장이 마르는 순간이 있었다′고 표현할 만큼 치열했던 협상과정의 소회를 밝혔습니다.

김 장관은 오늘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직설적이고 거친 스타일인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의 협상이 어려웠다며 최대 고비로 지난 9월을 꼽았습니다.

[김정관/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하 출처: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월에 어떤 일이 있었냐면은 야 우리는 도저히 3,500불 현금으로 못 하겠다, 외환시장이 무너진다, 그러니까 자기들이 통화 스와프 이야기도 하고 그리고 또 뭐 분납 이야기도 하고 했더니 답이 없어요. 그리고 심지어는 우리 협상단이 가서 뭐 하려고 했는데 만나주지도 않은 거예요. 실무자들끼리도 미팅도 안 되고.″

그러던 중 김 장관은 과거 9.11 사태 당시 동생을 잃은 러트닉 장관이 매년 추모예배를 한다는 개인사를 떠올렸고, 그때부터 ′터닝 포인트′가 만들어졌다고 말했습니다.

[김정관/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딱 9. 11 그게 생각이 나서 지금 했던 이게 협상은 협상인데 너의 그때 했던 기억이 나서 9. 11 서비스에 그냥 예배만 드리겠다. <예배만 드리러 가겠다.> 그랬더니 바로 답이 오는 거예요. <뭐라고 왔어요?> 예스, 땡큐.″

협상은 재개했지만 분납 시기와 규모 등을 두고 힘겨루기가 계속되던 중, APEC이 다가오고 있어서 고민이 됐다는 김 장관.

[김정관/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협상이 만약에 깨지면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말할지도 모르겠고 나중에 막 이렇게 엑스에 올리는 글들이잖아요. 그러면 양국이 만나는데 많은 정상들이 오시는데 한국하고 미국의 협상이 깨지면 이것도 큰일이잖아요″

그래서 APEC 기간 동안 타결은 못 하더라도 서로 메시지 관리라도 잘 하자는 취지의 문자를 러트닉 장관에게 보냈는데, 뜻밖의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김정관/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마지막 관문이 남았는데 APEC은 APEC이고 협상을 계속 이어가자 그러니까 우리가 메시지를 그동안 한국과의 협상이 잘 됐고 진행을 하면서 결론을 내겠다는 정도의 메시지를 해 가자. 그걸 한 7시 한 40분쯤 저희가 보냈습니다. 그로부터 한 1시간 뒤에 문자가 왔어요. <뭐라고 왔습니까?> 한국 측 의견을 받아주겠다. 저도 정말 깜짝, 이게 제가 눈을, 제가 지금 환영을 봤나 싶은…″

몰입해서 후일담을 듣던 앵커가 순간 한 차례 손뼉을 치기도 했습니다.

[김정관/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나중에 러트닉이 보니까 그 문자를 미국 측은 한국의 최후통첩으로 받아들인 겁니다. <김 장관님이? APEC 때는 잘해보자는 정도의 문자를 최후통첩이라고 받은 거예요?> 예, 그러니까 한국이 더 이상 물러서지 않는다는 의미구나…″

그럼에도 김 장관은 이번 협상은 ′과락을 넘은 수준′이라고 인색하게 평가하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성과를 얻으려면 무엇보다 국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