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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 후부장 백현진 "빌런 이미지 벗고 귀엽다 소리 들으니 좋아" [인터뷰M]

입력 | 2025-09-12 12:40   수정 | 2025-09-12 12:40
배우 백현진이 쿠팡플레이 시리즈 '직장인들' 시즌2에 합류한 소감과 함께 창작 방식, 현장 호흡, 캐릭터 접근법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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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 시리즈 '직장인들'에서 열연하며 직장인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 배우 김민교, 백현진, 그리고 연출을 한 김민 PD를 만났다.

백현진은 자신이 'DY기획'의 실세라고 생각하는 '후 부장'을 맡았다. 새는 돈을 막고 직원들에게 위기 의식을 느끼게 하는 임무를 위해 신동엽의 부탁으로 합류했지만 누가봐도 잔소리 많은 꼰대다. 김민교를 견재하며 불안감을 조성하고 직원들의 법카 내역을 세세히 감시하거나 유학파 출신을 강조하기 위해 영어를 섞는 화법으로 셀프 비호감을 자처하는 인물이다.

시즌1을 "너무 재미있게 본 팬"이라고 밝힌 백현진은 "기회가 왔을 때 덥석 했다"고 합류 배경을 전했다. 예능 출연이 드물었던 그는 이번 작품을 "예능이 아니라 배우로서 오피스 시리즈물에 참여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가수·코미디언·희극 배우 등이 한 판에 모여 각자 포지션을 수행하는 작업이 무척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현장의 방식은 그가 오랫동안 해온 음악적 감각과 맞닿아 있다. 백현진은 "즉흥 연주에 능한 사람들이 꽉 모여 있는 팀 같다"며 "촬영 날 아침에 긴 준비를 하지 않는다. '오늘은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호기심으로 들어가 각자의 바이브를 맞춰간다"고 말했다. 대본과 애드리브의 경계에 대해서는 "작가들이 상황과 재료를 꼼꼼히 준비해 준다. PPT 같은 자료도 재료처럼 마련되고, 오전 회의에서 '이건 빼고 이건 넣자' 정도만 조율한 뒤 현장에서 즉흥으로 채운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과정을 "건축으로 치면 구조만 있는 상태"라고 비유했다.

새 멤버로 합류한 뒤의 적응기도 전했다. "낯가림이 큰 편이라 초반엔 걱정도 있었다. 그런데 신동엽 선배가 판을 영리하게 깔아주시고, 김민교·김원훈이 먼저 다가와 마음을 열어줬다. 현장에서는 서로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계속 '놀아주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예측 불가한 즉흥의 연쇄 속에서 순간적으로 주춤할 때도 있었지만, 그는 "그 주춤거림조차 리액션으로 바꾸며 장면의 변주를 만들었다. 편집에서 불편할 수 있는 대목은 정리될 거라는 신뢰도 있었다"고 말했다. 웃음을 참는 문제에 대해선 "정해진 게 없으니 툭툭 튀어나오는 문장 때문에 웃참이 쉽지 않다. 어떤 회차는 그냥 열어두고 마음껏 웃기도 했다. 인생처럼"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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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부장'이라는 별명이 붙은 캐릭터 구성은 현실의 '아저씨'에서 출발했다. "한국 아저씨들의 전형적인 단점을 최대한 부각하려 했다. 그러다 촬영을 하며 어쩔 수 없이 새어 나오는 제 본캐도 섞었다. 감독이 '그렇게 가도 된다'고 해줘서 지금은 의도적으로 믹스해 쓴다." 그 결과, 강했던 빌런 배우의 이미지에 균열이 생겼다고. "그동안 악역 이미지가 굳어 있었는데 이번엔 '허당 같다', '귀엽다'는 반응도 들었다. 배우로서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느낌이어서 가장 보람 있다"고 했다.

촬영장에서의 역할 분담과 호흡도 강조했다. "신동엽 선배는 대표 캐릭터로 판을 현실감 있게 짜고 슬쩍 빠지며 모두를 돋보이게 한다. 김민교는 옆에서 조용히 거두는 역할을 정확히 해준다." 시즌2 초반 '후부장' 설정이 자리 잡는 과정에 대해선 "원래는 차장으로 시작할 뻔했는데, 촬영 당일 오전 회의에서 '그냥 부장으로 가자'로 정해졌다. 제가 문장을 미리 손보다가 '즉흥연주를 미리 들려주지 말라'는 조언을 듣고 현장에서 바로 풀어내는 쪽으로 바꿨다"고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백현진은 "일주일 중 가장 즐거운 날이 촬영하는 날"이라며 팀에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직장인들'은 불협화음조차 장면의 한 부분이 되는 작업이다. 그 즐거움이 크다"고 강조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직장인들’ 시즌 2는 월급 루팡과 칼퇴를 꿈꾸는 DY기획의 찐직장인들, 스타 의뢰인과의 심리전 속에서 펼쳐지는 리얼 오피스 생존기 '직장인들'은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쿠팡플레이를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