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고은상

"저쪽은 자민당, 우린 자민련"‥국힘 단톡방서 '아우성'

입력 | 2025-12-30 18:12   수정 | 2025-12-3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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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두고 국민의힘이 거센 반발에 나선 가운데, 정작 당내에선 당세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민의힘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비영남 지역구의 한 재선 의원은 당 의원 단체대화방에 ″이혜훈 건은 좀 더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표피적이고 즉흥적이고 신경질적 반응으로 끝날 일은 아니″라고 적었습니다.

″우리 당을 영남 자민련으로, 민주당을 일본 자민당으로 만들려는 그림이 있어 보이는 만큼 우리도 윤어게인을 넘어선 좀 더 신중하고 멀리 보는 플랜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장관 지명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즉각적인 ′제명′으로 응수한 당 지도부를 비판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발언입니다.

비상계엄을 사과한 국민의힘 의원 25명이 결성한 모임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대안과 미래′ 간사를 맡은 이성권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혜훈 후보자의 선택에 대해 납득이 안 간다는 비판적 의견이 있었다″면서도 ′위기감이 상당하다′는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성권/국민의힘 의원]
″또 한편으로는 중도 보수에 있는 사람들이 현 정부에 계속적으로 합류되어 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스스로 반성하고 되돌아봐야 될 지점들이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전 의원 역시 국민의힘으로서는 아픈 인사라며 보수진영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김성태/전 국민의힘 의원]
″상당히 정략적이고 전략적인 게 이런 인사를 해 버리고 나면 보수정당 국민의힘 제1야당이 휘청거리잖아요. 벌써 이러면 가령 6.3 지방선거까지도 포석을 두고 이렇게 하는 인사, 보수우파 진영을 막 흔들어 가지고 국민의힘은 완전 오른쪽 정당으로 만들어 버리려고 하는 상당히 정략적인 의도가 있지 않나…″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부족한 정통성을 해결하려는 인사로 역풍이 불 것″이라거나 ″장관직 같은 중요 인사로 장난을 치면 안 된다″ 등 불쾌하다는 반응을 계속 나타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