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윤상문

남욱 "매일 '왜 기억 못 하냐?' 듣다 보니 허위 진술"‥"유동규랑 면담해 진술 비교"

입력 | 2025-10-17 17:40   수정 | 2025-10-17 18:27
′정진상과 김용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들었다′는 취지의 진술에 대해, 실제로는 ″수사 과정에서 검사한테 들은 것″이라고 입장을 번복했던 남욱 변호사가 ″면담 기록은 남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어떤 검사인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남욱 변호사는 오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심리로 열린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배임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이 과거 어떤 상황에서 진술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증언했습니다.

남 변호사는 ″그때 당시 관여한 검사가 누구였냐″는 재판장 질문에 ″스무 분 넘는 검사들이 계셔서 정확히 모르겠다″면서도 ″당시 검사가 ′녹취록에도 있는데 기억 안 나냐′는 식으로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매일 불려가다보니, 기억이 혼동됐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잘못 진술한 게 맞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자 재판장은 ″재차 기억나는 검사가 있냐″고 물었는데 이에 대해 남 변호사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중간중간 조사받을 때 오셔서 ′너한테 얘기했다는데, 왜 기억 못 하냐′는 등 매일 얘기를 듣다 보면, ′어 그 얘길 들었나′ 이렇게 되더라″고 말했습니다.

남 변호사는 ″검사가 누군지 확인할 방법이 없냐″는 정진상 전 실장 측 변호인 질문에 대해서는 ″방법이 없다″며 ″수사 검사는 자리를 비켜주는 경우도 있고, 다른 검사가 물어보고 가는 건 서류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남 변호사는 또 2022년 수사 과정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말을 맞춘 정황에 대해서도 증언했습니다.

남 변호사는 ″10월 조사 과정에서 조서엔 안 나오지만, 중간에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옆방에 있다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얘기를 시켜주고 이런 게 몇 번 있었다″며 ″검사나 검찰 수사관이 같이 있는 상태에서 잡담을 한 게 아니고, 유 전 본부장과 제 주장이 다르면 누구 얘기가 맞는지 이런 것들을 확인하는 과정들이 몇 번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어느 순간이 지나면, 두 사람의 진술이 일치하는 게 나오더라″며 ″면담이 선행된 것이냐″고 물었는데 남 변호사는 ″그렇다″며 ″′저는 기억이 없는데 맞다고 하니까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오늘 재판에서 남 변호사는 검찰의 조사 태도 변화에 대해서도 증언했습니다.

남 변호사는 ″2022년 9월 2일부터 진술을 거부하지 않자 검찰이 남 변호사라고 호칭하며 귤을 까주는 등 우대받았냐?″는 변호인 질문에 ″귤 까준 기억은 없고 음식이나 과일 먹은 기억은 있다″며 ″상상 못 했던 일인데, 배가 고프면 하나씩 까먹고 양해 구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적극적으로 진술하기 시작한 이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며 ″아닌 사실을 맞다고 얘기하면서 윽박지르는 상황이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그 전엔 제가 무조건 다 거짓말이라고 하고 진짜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을 갖다 붙이면서 수사했다″며 ″싸우면서 조사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재판장은 ″무슨 진술을 한 다음부터 그렇게 바뀌었다는 거냐″고 물었는데 남 변호사는 ″대선 경선 자금 얘기″라며 ″김용 사건 관련해서 유 전 본부장이 먼저 자백하고 그다음 날 불려나가 저도 인정하고 설명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검사님들이랑 부딪히는 거 없이 그냥 아는 사실 얘기했다″고 밝혔습니다.

남 변호사는 또 ′검사들이 질문하는 것 중에 직접 경험 못 한 사실들도 어지간하면 그렇지 않았겠냐고 답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