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한태연

"브레이크가 안 잡혀"…아수라장 된 고속도로

입력 | 2019-12-14 20:03   수정 | 2019-12-1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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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뉴스는 새벽에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경북 상주와 영천을 잇는 고속도로 양방향에서, 차량 수십대가 연쇄적으로 추돌하는 사고가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 앵커 ▶

이 사고로 일곱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습니다.

도로에 내린 비가 미세하게 얼어서 생긴 ′블랙 아이스′가 원인으로 보입니다.

먼저 한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어둠이 내린 고속도로 한 복판, 갑자기 눈앞에 사고 현장이 나타납니다.

운전자는 다급하게 속도를 줄여 보지만,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습니다.

[사고 차량 운전자]
″브레이크가 안 잡혀.″

가까스로 차를 세우자마자, 옆 차로에서 뒤따르던 차량 한 대가 사고로 서 있던 승용차를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사고 차량 운전자]
″우리 도망가야 해. 이거 어떡해.″

불과 몇 초 뒤 대형 화물차가 또 다시 그 뒤를 추돌합니다.

오늘 새벽 4시 40분쯤, 경북 군위군 소보면의 상주·영천 고속도로 영천 방향에서 대형 트레일러와 유조차를 포함해 차량 20여 대가 잇따라 부딪혔습니다.

[사고차량 운전자]
″차 밖으로 튀어나오고, 비명 소리가 나고 전쟁터 같았어요. 진짜, 제가 마흔 살인데 이런 거 처음 겪네요. 진짜.″

운전자들은 사고 당시 도로가 빙판길과 다름 없었다고 말합니다.

[사고차량 운전자]
″정말 미끄러웠습니다. 30m 이상 밀렸습니다. 지방에 간다고 타이어도 바꾼 상황이었거든요. 어제 바꾼 상황이라… 그래도 (브레이크가) 안 들더라고요.″

사고 충격에 일부 차량에 불까지 붙으면서 6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 7시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사고 현장에는 이렇게 차량들이 얽혀 있어 견인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곧 이어, 2킬로미터 떨어진 반대 방향 차로에서도 차량 20여 대가 부딪히며 뒤엉켰습니다.

10여 명이 다쳤고, 운전자 1명이 현장을 피하려고 난간을 넘다가 추락해 숨졌습니다.

[견인 차량 운전기사]
″(차에서) 나오시다가 교량 쪽에 얼어 있으니까 그 쪽으로 피하신다고 뛰어내린 것 같아요. 그래서 돌아가신 거 같아요.″

사고 현장에선 3킬로미터 넘게 정체가 빚어졌고 소방 당국과 경찰의 진입이 어려워 사고 처리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MBC뉴스 한태연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대구) / 영상제보: 박경진·하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