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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찬
의대생 단톡방 성희롱…들키자 '반성'보다 '무마'
입력 | 2019-12-29 20:14 수정 | 2019-12-2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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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울의 한 의대에 다니는 남학생들이 단체 대화방에서 여학생들을 성희롱하는 발언을 일삼은 사실이 다른 학생의 신고로 드러났습니다.
자체 조사를 진행한 학생회는, 해당 남학생이 반성하기보다는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고 밝혔는데요.
학교 측은 공식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김민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입니다.
지난 3월 입학한 남자 신입생 8명은 같은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만들었습니다.
학교 생활을 공유하고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대화방이었지만, 점점 동기 여학생들을 험담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갔습니다.
신체적 특징을 노골적으로 비하하는가 하면,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모욕적 발언도 수시로 등장했습니다.
심지어 여학생들의 프로필 사진을 캡처해, 대화할 때 이모티콘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성희롱의 대상은 선배나 유학생으로까지 확대됐습니다.
3명이 주도한 이 같은 대화는 7개월 가까이 지속되다, 대화방에 있던 한 학생이 참다 못해 학생회 측에 신고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신고를 받고 조사에 들어간 학생회는 해당 남학생이 반성하기보다는 사건을 무마하는 데 힘썼다고 밝혔습니다.
사흘 전, 의과대 학생회가 학생들에게 공개한 사건 보고서를 보면, ″가해자는 대화방에 있던 학생들에게 문제 될 내용을 삭제하자고 했고, 교수님을 찾아가 학생회 조사를 무산시키겠다″고 말한 것으로 적혀 있습니다.
징계권이 없는 학생회는 3개월 간의 조사에도 불구하고, ′공개 사과문′과 ′동아리 활동 정지′라는 권고안만 의결하는 데 그쳤습니다.
학교 측도 조사에 착수했지만 결과는 아직입니다.
[경희대 관계자]
″그 사안이 접수된 상황만 저희가 성평등상담실 쪽에 확인을 받았던 거고요. 학교에서도 자체적으로 조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해당 남학생들은 자신들의 잘못된 언행으로 모욕감을 느꼈을 모든 분들께 사죄한다는 공개 사과문을 냈습니다.
그러나 일부 의대 학생들은 학생회 처분 등으로는 부족하다며, SNS에서 공론화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고헌주, 영상편집: 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