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뉴스박진주

내년 최저임금 8천720원…역대 최저 1.5% 인상

입력 | 2020-07-14 12:07   수정 | 2020-07-1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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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최저임금위원회가 노동계가 빠진 상황에서 밤샘 협의 끝에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을 올해보다 1.5% 오른 천720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인상률 1.5%는 지난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노동계 거센 반발이 예상됩니다.

박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8천72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올해 8천590원보다 1.5% 수준인 130원 오른 것으로, 지난 1988년, 최저임금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인상률입니다.

어제 오후 회의를 시작한 최저임금위원회는 11시간에 걸친 밤샘 논의 끝에 오늘 새벽 2시쯤,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1.5% 인상안을 표결에 부쳤습니다.

역대 최저 수준의 인상폭에 대해 공익위원들은 의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재난 상황에 따른 경제 위기와 저임금 노동자의 고용 유지를 최우선 요소로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준식 위원장/최저임금위원회(오늘 새벽)]
″국가적으로 극복해야 할 굉장히 큰 위기 상황에서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지혜를 모으는 데 노사, 공익위원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민주노총은 어제 저녁,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 측이 삭감안을 고수하자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이후 한국노총도 1.5% 인상안을 제시한 공익위원 안에 반발해 오늘 새벽 표결 직전, 회의장에서 퇴장하고 근로자위원에서 사퇴했습니다.

결국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들 9명 전원이 불참한 가운데 표결에 부쳐졌고, 찬성 9표와 반대 7표로 1.5% 인상안이 채택됐습니다.

[이동호/한국노총 사무총장]
″외환위기 때도 2009년 금융위기 때도 이런 참담한 최저임금 안이 나온 사례가 없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늘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하고, 장관은 다음 달 5일까지 확정 고시해야 합니다.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내걸며, 집권 초기 최저임금 인상 드라이브를 걸었던 문재인 정부가 역설적이게도 가장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 기록을 남기게 됐습니다.

MBC뉴스 박진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