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손령

발부 안 되면 말고?…검찰 구속영장 또 '기각'

입력 | 2020-01-01 19:58   수정 | 2020-01-0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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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청와대에 김기현 전 울산 시장 비위 의혹을 처음으로 제보 했던, 송병기 울산시 경제 부시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어젯밤 기각 됐습니다.

주요 혐의와 공소시효 문제를 두고, 검찰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는데, 일단 법원은 송 부시장 측의 손을 들어 줬습니다.

청와대 주요 관계자들을 불러서 조사하려던 검찰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 해졌는데요.

보도에 손령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대기 중이던 서울 구치소를 나와 귀가했습니다.

[송병기/울산시 경제부시장]
″(선거 개입 의혹 지금도 계속 부인하시는 건가요? 업무수첩 내용은 인정하시나요?)″
″…″

구속영장 심사에서 핵심 쟁점은 피의자 신분에 따라 달라지는 공직선거법의 공소시효였습니다.

법원은 영장 기각 사유에 사건 당시 송 부시장의 신분을 언급하며 사실상 송 부시장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청와대에 비리 의혹을 제보했던 시기에 송 부시장은 울산시 국장 자리에서 사직해, 민간인 신분이었기 때문에 공소시효는 6개월이 적용되야 하고, 따라서 이미 시효가 지났다는 송 부시장 측의 주장이 일정부분 받아들여 진 것으로 보입니다.

′공무원인 청와대 관계자들과 함께 공모한 것이기 때문에 이들과 함께 10년의 공소시효가 적용돼야 한다′는 검찰의 논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또, 범죄의 성격과 다른 주요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 진행 경과 등을 고려했을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소명되지 않았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번 수사가 시작된 뒤 처음으로 청구된 구속영장에서, 법원이 검찰 주장 대부분을 인정하지 않거나,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송 부시장을 구속한 뒤 청와대 관계자들로 수사를 확대하려던 검찰의 계획에 제동이 걸린 셈입니다.

검찰은 영장 기각 직후인 새벽 1시에 곧바로 입장문을 내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송 부시장 혐의와 비슷한 일부 사례로도 구속된 전례가 있고, 관련자들이 말맞추기를 시도했는데도, 법원이 영장을 기각한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는 겁니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송 부시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손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