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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승
日 당국 농락한 '탈출극'…악기 상자에 몸 숨겼다?
입력 | 2020-01-02 20:34 수정 | 2020-01-0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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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일본은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의 영화 같은 탈출극으로 발칵 뒤집혔습니다.
곤 회장은 자신의 보수를 허위로 기재하고 회사 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그동안 가택 연금된 상태 였는데, 마치 첩보 영화에서 처럼 악기 케이스에 몸을 숨겨서 빠져나갔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본 사법 당국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도쿄 고현승 특파원이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도쿄의 자택에 가택연금 중이던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이 지난달 30일, 돌연 레바논에 나타났습니다.
일본 정부는 물론 변호인도 전혀 몰랐습니다.
[히로나카 준이치로/카를로스 곤 변호인]
″′잠자는 사람의 귀에 물뿌린다′(아닌 밤중에 홍두깨)는 느낌이 들 정도로 놀랍고 당혹스럽습니다.″
대체 어떻게 탈출했냐를 놓고 첩보영화 같은 갖가지 가설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지 언론에선 곤 회장이 현악기 가운데 가장 큰 콘트라베이스의 케이스에 몸을 숨겨 자택을 빠져나갔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자택서 성탄 파티가 열렸는데, 이때 악단을 가장한 경비업체가 악기통을 준비해 왔다는 겁니다.
이후 오사카 간사이공항으로 이동, 29일 밤 11시 전용기를 타고 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레바논 베이루트로 입국했습니다.
이 과정에 ′곤 회장의 아내가 3개월간 계획을 준비했다′, ′레바논 민병대 헤즈볼라가 관여했다′는 등 추측 보도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의문은 어떻게 출국 심사를 통과했냐인데, 짐 검사를 면제받는 외교관 면책 특권 가능성이 일부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레바논 정부는 레바논 국적자인 곤 전 회장의 송환을 요구해왔고, 실제로 주일 대사가 매일 곤 회장을 면담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곤 전 회장은 작년 3월 보석으로 풀려날 때도 작업 인부로 위장했던 전례가 있습니다.
충격에 빠진 일본 사법당국은 150억원이 넘는 보석금을 압류하는 한편, 인터폴 수배 절차에 이어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했습니다.
곤 전 회장은 도피 이유에 대해 누명을 벗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0년간 닛산 회장으로 재임해온 그는 특수 배임 등으로 구속 기소됐는데, 줄곧 무죄를 주장해왔고 탈출 직후에도 ′더 이상 일본 사법제도의 인질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카를로스 곤/前 닛산 회장]
″나는 기소된 모든 혐의에 무고합니다. 이는 모두 조작이고, 음모이고, 모함입니다.″
곤 전 회장은 오는 8일 레바논에서 입장을 밝힐 예정입니다.
일본은 레바논에 곤 전 회장의 신병 인도를 요구할 방침이지만, 두 나라는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있지 않아 가능성은 낮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영상취재: 김진호(도쿄) / 영상편집: 이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