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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구겨진 차들 뒤로 "또 온다 또 온다"…41대 추돌
입력 | 2020-01-06 20:26 수정 | 2020-01-0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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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늘 아침, 경남 합천의 한 국도에서 차량 40여 대가 추돌해 열 명이 다쳤습니다.
운전자들은 눈 앞에 다른 차들이 뒤엉켜 서 있는 걸 뻔히 보면서도, 차를 멈추지 못했는데요.
겨울비로 인해서 도로 위에 살얼음이 생기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 되고 있습니다.
이재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비상등을 켠 채 종잇장처럼 구겨진 차량들 앞에 겨우 멈춰 선 화물차.
[화물차 운전자]
″얼었어, 얼었어.″
(얼었나?)
″우와, 부딪힐 뻔했다!″
잠시 뒤 멈춰 서 있던 화물차 뒤쪽을 다른 차량이 와서 또 들이받습니다.
[화물차 운전자]
″내리자! 안 되겠다. 또 온다, 또 온다!″
오늘 아침 6시 46분쯤, 경남 합천군 대양면 부근 33번 국도에서 승용차와 트럭 등 34대가 연쇄 추돌했습니다.
불과 20여m 떨어진 곳에서도 승용차와 화물차 등 7대가 추돌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아찔했던 사고가 난 현장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로 인해 도로가 많이 미끄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사고 20분 전부터 내린 비가 영하권의 날씨 속에 얼어붙으면서 도로 위에 살얼음을 만든 겁니다.
[김철환/사고차량 운전자]
″비가 내리자 얼어버렸어, 전부. 완전 스케이트장이었어요. 어떻게 제가 차를 제동하고 조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사고 지점이 내리막에 커브길인 점도 대형 사고의 원인이 됐습니다.
[정종효/사고차량 운전자]
″(앞에서 승용차가 사고 후) 비상등을 계속 켜주니까 큰 차가 와서 밀어버리더라. 그래서 (차량이) 한 15m 날아갔죠.″
이 사고로 다친 사람은 10명.
사망이나 중상자는 없었지만, 37살 황 모 씨 등이 목과 허리 등에 통증을 호소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또 사고 수습을 위해 해당 도로가 4시간 가량 통제되면서 일대 교통이 극심한 혼잡을 빚기도 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14일 새벽엔 비 내린 경북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차량 20여대가 추돌해 7명이 숨지는 등, 도로 위 살얼음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재경입니다.
(영상취재 : 손정모(경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