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양소연

[단독] 믿었던 회사가 이렇게…직원들 "배신감에 치 떨려"

입력 | 2020-01-13 19:48   수정 | 2020-01-1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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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세스코 측의 사찰은 치밀하고 집요했습니다.

그런 사찰의 대상이었다는 사실, 또 ′동향 조사 보고서′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피해자들은 ′소름이 돋는다′면서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양소연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세스코 시장조사팀의 사찰은 대개 이른 새벽부터 시작됐습니다.

2016년 12월 14일, 경기도 김포에 있는 홍 모씨의 자택.

새벽 6시 20분, 거주지에 도착한 뒤 10분 만에 차량이 주차돼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감시에 실패하자 사흘 연속 뒤를 밟아 근무 중인 사무실까지 집요하게 따라붙습니다.

[홍 모 씨/세스코 전 직원]
″일거수일투족이 다 찍힐 줄은 몰랐죠. 사찰, 뭐 이런 것들 TV 이런 데서나 나오는 줄 알았지, 제가 당할 줄은 몰랐잖아요.″

이렇게 작성된 사찰 보고서엔 지극히 사적인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받고, 점심으로 중국요리를 먹었다는 활동까지 낱낱이 기록됐고, ′유리창에 이슬이 맺힌 걸로 봐서 차량이 어제부터 주차돼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끼워 넣습니다.

특히 감시자들은 발각될 걸 우려해 극도로 몸을 사렸습니다.

불리할 때엔 감시를 종료하고 바로 철수했습니다.

하지만, 반복된 감시 활동에 꼬리를 밟힌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세스코 전 직원]
″저희 집 앞에서 큰 카메라로 찍었던 모습을 제가 확인을 했어요. 쫓아가는데 도망가서 못 잡았고.″

심지어 이들은 감시 대상자의 개인 우편물 내용을 촬영해 보고하기까지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정 개인을 상대로 한 이른바 ′동향 조사′는 인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사찰행위라고 지적합니다.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개인 입장에서는 굉장히 무섭죠.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거죠. 보호받아야 할 기본권이 있는데 그걸 일개 회사가 다 깨뜨려 버리는 거잖아요.″

MBC가 동향 보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 퇴직자의 경우 사찰 보고서가 무려 다섯 차례나 작성되기도 했습니다.

[세스코 전 직원]
″단지 그 회사에 근무했다 나왔다는 이유로 누군가가 저를 하루 종일 따라다니면서 모든 것을 미행을 하고, 분 단위로 적고 그러면 소름이 끼칠 것 같아요.″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남준수 / 영상편집: 배윤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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