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남상호

[단독] '돈 안 되는' 외상센터?…"이국종에 줄 병실은 없다"

입력 | 2020-01-14 19:48   수정 | 2020-01-1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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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국종 아주대 병원 권역 외상 센터장과 병원 수뇌부의 갈등, 속보를 이어 가겠습니다.

오늘은 병원 내부의 갈등이 환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병실 문제′로 살펴 보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외상 센터는 치료의 촌각을 다투는 중증 응급 환자가 많습니다.

그런데 병원 측이 병실이 뻔히 남아 있는데도 외상 센터에 병상을 더 내 줄 수 없다고 하는, 그래서 응급 환자를 받지 못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남상호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외상센터의 트라우마베이, 즉 외상소생실이 갑자기 분주해집니다.

다른 병원에서 70대 외상 환자가 옮겨져오고, 얼마 안돼 이번에는 교통사고를 당한 20대 환자가 도착합니다.

동시에 두 곳에서 응급처치가 진행됩니다.

응급처치가 끝난 환자들은 외상센터 내 입원실로 옮겨집니다.

이곳에 있는 100개의 병상이 꽉 찼을 때에는 약 1천개의 병상이 있는 바로 옆 본관 병동의 입원실을 배정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본관 배정이 막히면 위급한 환자가 실려와도 수용할 수가 없어 외상센터가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가 돼버립니다.

[이국종/경기남부권역센터장]
″저희가 작년에도 한 달을 가동을 못했거든요. 한 한달을.″
((외상)센터를요?)
″네.″
(병실이 없어가지고요?)
″아니죠. 병실은 저기(본관에) 줄줄이 있는데 안 줘서.″

2016년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가 문을 열고 얼마 안돼 아주대병원 원무팀 사무실에 붙은 메모 내용입니다.

외상센터 교수들의 이름을 명시해놓고, ′본관 병실 배정은 원칙적으로 불가′라는 당시 ′병원장′의 지시사항이 적혀 있습니다.

외상센터가 꽉 차더라도 본관 병동 입원실은 일단 내주지 말라는 뜻입니다.

병실 배정 거부는 최근에 더 심해졌습니다.

탐사기획팀이 확보한 병원 원무팀 직원들의 대화입니다.

[아주대병원 원무팀]
(환자가 당장 죽어가게 됐고, 수술도 못받고 그러면 큰일나지 않습니까.)
″병원장님이나 진료부원장님하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푸세요.″

한상욱 병원장과 부원장 등 수뇌부의 지시라 어쩔 수 없다는 말이 나옵니다.

[아주대병원 원무팀]
″25일날 그때 회의를 했고요. 그때 말씀 또 하셨어요. 25일날.″
(입원병실이 없는 게 아니잖아요?)
″저는 인정합니다. 인정하는데 병원장님이 그렇게 지침을 내리시고…″

어제 욕설 보도에 등장한 유희석 의료원장이 병원과 의대, 간호대, 그리고 연구원 전체를 이끄는 1인자라고 하면, 한상욱 병원장은 의료원 산하 가장 큰 기관인 아주대병원을 이끄는 2인자입니다.

[아주대병원 원무팀]
″외상병동이 부족해가지고 본병동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는 배정이 안되는 걸로 말씀을 하셔가지고 그래서 저희도 참 갑갑합니다.″

병원장의 본관 병상 봉쇄 지시때문에 외상 환자의 목숨을 책임지는 외상센터가 반강제로 문을 닫는 일이 발생해온 겁니다.

외상환자는 수술비용이 많이 들고 입원기간도 길지만 의료수가는 낮아 병원에 재정적 부담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병원의 이익을 외상환자의 목숨보다 앞세우는 것은 아닌지 묻기 위해 탐사기획팀은 병원장 측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아주대병원]
″저희가 그건(인터뷰) 안한다고 분명히 의사전달을 했어요.″

아주대의료원 측은 서면으로 다른 진료과들도 입원실이 필요한데 외상센터에만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어려웠으며, 특히 병실이 부족했던 본관 리모델링 공사기간 동안만 제약을 뒀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남상호입니다.

(영상취재: 지영록 / 영상편집: 정소민)

인터랙티브

* MBC 탐사기획팀 단독기획 <살 수 있었던 죽음, 권역외상센터의 좌절>
http://imnews.imbc.com/newszoomin/groupnews/groupnews_8/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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