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세로

안치비 '2억' 되도록…10년째 방치된 스무 살 의경

입력 | 2020-01-15 20:29   수정 | 2020-01-15 20:29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인천의 한 병원에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무려 10년 동안이나 안치된 시신이 한 구 있습니다.

의경으로 복무 하다 숨진 아들의 죽음에 의혹이 있다면서, 유족들이 시신 인도를 지금껏 거부하고 있기 때문 인데요.

치러야 할 안치 비용만 어느새 2억 원이 넘었습니다.

김세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0년 5월, 인천의 한 경찰서에서 의무경찰로 복무하던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복무한 지 두 달여, 고작 20살 나이였습니다.

경찰은 열흘간 조사를 거쳐 A 씨가 우울증을 앓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경찰 관계자]
″형사과에서 조사를 했었고요, 본인의 심리에 의한 우울증이나 이런 걸로 보여진다…″

하지만 A 씨 유족은 경찰 조사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장례를 치르는 것마저 거부했습니다.

결국, 시신은 안치실에 그대로 남았고, 병원 관계자들이 유족을 찾아가 여러 차례 설득했지만 실패했습니다.

2017년 이후론 아예 연락이 끊겼습니다.

[병원 관계자]
″저희 직원을 만나는 것 자체를 꺼려하시고 대화도 거절하시고, 폭언을 하셔서…″

올해로 10년째.

하루 6만 원꼴인 안치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 이제 2억 원이 넘었습니다.

병원 측은 A 씨를 가족이나 친척이 없는 무연고자로 안장하는 방법을 추진하면서 지자체를 상대로 소송까지 냈지만, 모두 패소했습니다.

숨진 A 씨의 경우 무연고자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인천 남동구청 관계자]
″임의로 저희가 (무연고)시신처리 했다가 저희가 민사상 법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명백히 있다보니까…″

A 씨 유족이 시신을 인계받으면 도의적인 차원에서 안치 비용을 받지 않겠다는 게 병원 측 입장입니다.

병원 측은 또 유족이 시신 인도를 정식 포기할 경우 장례를 거쳐 무연고 묘지에 안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세로입니다.

(영상취재 : 임정환 / 영상편집 : 김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