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호찬

[단독] 당신의 24시간 '존안 파일'…국정원 왜 숨기나

입력 | 2020-02-12 19:40   수정 | 2020-02-1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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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앞서 보신 건 불법 사찰 문건의 극히 일부로 추정됩니다.

MBC는 명진 스님 말고 사찰의 대상이 어느 정도였는지, 그 규모를 짐작할 만한 단서를 포착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규모만 짐작할 뿐 누가 그 대상이었는지 국정원 말고는 저희도 특히 당사자도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이어서 이호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명진 퇴출 공작이 시작되기 두 달 전인 2009년 11월 13일.

국정원은 ′좌파 인물들의 이중적 행태′라는 문건을 작성했습니다.

좌파 세력들이 표리부동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중적 실상을 파헤쳐 비난 여론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검찰, 경찰은 물론 감사원, 국세청까지 동원해 취약점을 철저히 조사하고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비위 사실을 언론에 적극 전파하고, 블로거도 집중 육성해 혐오 거부 여론을 확산시키겠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이를 통해 좌파 조직을 분열시켜 기존 회원틀의 탈퇴 유도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겁니다.

당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4대강 사업 논란 이후 이명박 정부에 대한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비판이 이어지던 때였습니다.

도대체 몇 명이나 이런 식으로 불법 사찰한 걸까.

또 다른 국정원 문건 ′불순활동혐의자 목록′을 보니, 명단이 모두 삭제돼 있는데 명진 스님은 28번입니다.

명진 이외에도 훨씬 많은 사람들이 사찰 대상이었단 뜻입니다.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도대체 어떤 법률적 근거로 나를 사찰하는지, 어떤 정보를 수집했는지 아무 것도 알 수가 없거든요. 법률적 근거 없이 사찰한 기록들은 모두 공개해야 되고요.″

2017년 불법 사찰의 단서가 나온 시민 9백여 명이 국정원에 정보 공개를 청구했지만, 모두 거부당했습니다.

국가안보 사안이다, 정보 역량을 노출해 업무에 차질을 초래 할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김남주/변호사]
″국정원은 해괴하게도 어떤 정보든 국가정보원이 수집하는 정보는 모두 정보공개법 적용 대상이 안 된다라는 이런 논리를…″

지난해 1심 법원은 불법 사찰은 국정원 업무도 아니고 국가 안보와 상관없다며 문서를 공개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국정원은 명진 한 사람을 빼고 다른 판결은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국정원은 MBC에 보낸 입장문에서 진행 중인 재판 결과에 따라 자료 공개와 처리 기준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호찬입니다.

(영상편집: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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