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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희
"지문마저 심하게 훼손…시신만이라도"
입력 | 2020-04-30 19:41 수정 | 2020-04-3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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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남동생과 매제를 한꺼번에 잃은 이도 있고 사상자와 그 가족 중 누구 하나 안타깝지 않은 사연은 없습니다.
특히 지문이 심하게 훼손된 탓에 아직 9명은 신원도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서 어느 어머니는 내 자식의 뼈라도 찾게 해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김미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오후 늦게야 설치된 합동 분향소.
노모는 영정을 끌어안고 오열합니다.
작별인사조차 하지 못한 사람들은 대신 국화꽃으로 마지막 인사를 전합니다.
강 모 씨는 이번 사고로 남동생과 여동생의 남편을 한꺼번에 잃었습니다.
남동생은 아직 시신조차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강 모 씨/유가족]
″매제하고 같이 일 했어요. 2층인지 3층인지 거기서 같이 작업했어요. 남동생은 아직 (시신) 확인 못했어요. DNA 검사만 해놓은 상태고…″
강 씨 남동생처럼 사망자 38명 중 9명은 지문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정요섭/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장]
″지문 채취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이해하시면…(유가족) 대조 시료가 확보되는대로 48시간 이내에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숨진 가족의 신원조차 확인하지 못한 유가족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샜습니다.
[유가족]
″뼈라도 찾아주세요. 이 엄마를 어떻게 해요. 꼭 찾아주세요. 안그러면 못보내요.″
이천물류창고 공사현장 시공사 대표는 유가족들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죄했습니다.
[이 모 씨/이천물류창고 시공사 대표]
″죄송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시공사 대표가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다 5분 만에 자리를 뜨자 유족들은 참지 못하고 막아섰습니다.
[유가족]
″인사, 절만 하고 끝나는거야? 지금?″
시공사 대표는 정신을 잃고 구급차에 실려갔습니다.
앞서 엄태준 이천시장 역시 피해자 가족들을 찾아와 무릎을 꿇었고, 유가족과 부상자의 편에 서서 끝까지 함께하면서 모든 사항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MBC뉴스 김미희입니다.
(영상 취재 : 노성은 / 영상 편집 : 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