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미희

7월부터 출입 제한?…'말죽거리 공원'에 무슨 일이

입력 | 2020-06-02 20:36   수정 | 2020-06-0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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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울 절반 크기의 개인 땅이 공원 부지로 묶여 있습니다.

20년 기한을 두고, 이 땅을 정부가 차례로 사들이던지 아니면 개인에게 완전히 넘겨주라는 헌법 재판소의 결정이 있었는데 그 기한이 이제 한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상황은 어떤지 김미희 기자가 점검 했습니다.

◀ 리포트 ▶

높은 빌딩 사이에 자리잡은 말죽거리 공원.

인근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40년 넘게 이용돼왔습니다.

[이해동]
″공기도 좋고 얼마나 좋아요. 시내에 이런게 있는게.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기분 전환도 되고. ″

하지만, 공원 내부 곳곳에는 ′출입′을 막는 현수막과 울타리가 설치돼 있습니다.

다음달 1일 도시공원 지정이 해제되는데 땅주인들이 다른 사람들의 출입 제한을 알리는 겁니다.

이렇게 도시공원이 해제되는 곳은 전국에 4천 4백여 곳, 축구장 4만 4천개 크기입니다.

지난 1999년 헌법재판소는 개인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이런 땅을 지자체가 매입하던지 아니면 개인에게 돌려주도록 결정했습니다.

[최재혁/말죽거리근린공원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공원이 있고 경관이 좋고 공기가 좋아지면 좋죠. 그러면 그거에 대해서 나라가 땅을 사는 게 정상인거죠.″

문제는 돈입니다.

전체 도시공원부지를 매입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적게 잡아도 49조원 가량.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1년, 2년, 매입을 미루는 사이 땅값이 천정부지로 오른겁니다.

정부는 결국 매입하지 못한 부지를 다시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하는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관련법을 바꿔 공원자리에 주차장이나 도서관 같은 시설을 만들고, 토지 소유주가 요구하면 지자체가 매수할 수 있게 만든 겁니다.

땅주인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공원으로 묶여 수십 년째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했는데, 또 다시 자연공원으로 지정될 수 있고 정부의 예상 매입가 역시 주변 시세에 비해 턱없이 낮기 때문입니다.

[김재윤/변호사]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라든가 2000년도에 일몰제 입법 취지에도 반하기 때문에. (도시자연공원 지정은) 재산권 제한의 형태가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재산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가 되고.″

정부 ″도시자연공원이 토지소유자의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땅 주인들은 다음달 행정 소송과 함께 헌법소원 심판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미희입니다.

(영상취재: 이향진, 김희건, 독고명 / 영상편집: 양홍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