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윤미

급한 불 껐지만…"의사들에 백기 투항" 반발도

입력 | 2020-09-04 19:58   수정 | 2020-09-0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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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번 합의에 전공의들만 반발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공공 의료의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고 외쳐왔던 그래서 정부의 정책에 지지를 보냈던 의료 분야의 시민 단체들은 정부가 의사 단체에 굴복을 했다면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겁니다.

김윤미 기잡니다.

◀ 리포트 ▶

정부 여당은 합의문에서 ″의사협회의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진료현장에 복귀한다″는 내용을 이끌어 냈습니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의료진들을 빨리 복귀시킬수 있는 근거를 확보한 것입니다.

의사단체들이 고수해온 ′정책 철회′라는 문구 대신 ′원점에서 재검토′라는 문구를 넣음으로써 정책을 계속 추진할 수 있는 명분을 살려둔 점도 정부 여당 입장에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박능후/보건복지부 장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서로 힘을 합해 총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합의문의 대부분은 의사단체들의 핵심 주장과 요구사항을 받아들였습니다.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을 즉각 중단하고, 절대 관련 입법을 추진해서는 안되고 관련 논의를 모두 의정협의체를 통해 진행하기로 한다는 것입니다.

협의체를 구성하는 시기는 코로나19가 안정화된 이후라고 애매모호하게 명시했습니다.

사실상 10년간 4천명의 의사를 증원하고 공공의대를 설립하겠다는 정부 계획이 기약 없이 연기된 겁니다.

국민들이 자주 처방받는 한약첩약을 보험으로 처리하는 정책도 미래산업인 원격진료도 의정협의틀에 갇히게 되면서 확대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진료 거부 전공의들에 대한 고발도 모두 철회되고, 의사 국가시험 일정도 조정됐습니다.

집단휴진 기간동안 환자들은 큰 혼란과 불편을 겪었지만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의사들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게 됐습니다.

더구나 의사단체들이 앞으로 언제든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한 집단행동을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킬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습니다.

참여연대 등 170여개 단체들은 양심을 판 의사들에게 정부가 굴복한 밀실야합이자 공공의료 포기 선언이라며 반발했습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 이주영 / 영상편집 :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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