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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문
[단독] 시끄럽다고 인큐베이터에?…2~3명 신생아 포개기도
입력 | 2020-09-09 20:29 수정 | 2020-09-09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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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저희가 차마 기사로 다 표현할 수가 없는 어느 산부인과의 신생아 학대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울음소리가 크다는 이유로 1인용 인큐베이터에 여러 아기를 집어넣고 또 분윳병을 아기 입에 꽂아 주고 혼자 먹게 했다는, 그러다 분유를 분수처럼 토했다는..겁니다.
이런 의혹을 경찰도 보건소도 알게 됐지만 의료법이 금지한 조항도 아니고 처벌 규정도 없다는 이유로 제대로 조사도 않고 있습니다.
윤상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인용 플라스틱 요람에 안대를 쓴 아기들이 포개진 채 누워 있습니다.
다른 아기에 깔려있는 신생아는 몸을 움직이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지난 1월, 경기도의 한 산부인과에서 갓 태어난 신생아들이 황달 치료를 받는 모습입니다.
[간호조무사 A/전직 직원]
″그때 당시 (신생아실) 팀장님이 ′기저귀를 다 빼놓고 골고루 다 (광선을) 쬐게 하라′고 얘기하고 퇴근을 하셨고요. (담당 간호조무사가) ′아기 케어 하고(돌보고) 있다′라는 사진을 찍은 거예요. 그거를 (보고하기 위해) 단톡방에 올린 거고요.″
신생아들이 이렇게 밀착해 있으면 전염병 감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런데 이런 ′동시 치료′가 종종 이뤄졌다고 합니다.
장비가 하나뿐인 데다, 심지어 한 명씩 치료하면 퇴원이 늦어진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합니다.
[간호조무사 C/전직 직원]
″(황달 치료받을 신생아가) 여러 명 있을 경우에는 두 명씩도 넣어서 같이 동시 치료를 받게 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올봄쯤이었던 것 같아요.″
″우는 아기들이 시끄럽다″며 인큐베이터에 2명, 3명까지 넣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간호조무사 C/전직 직원]
″특히 야간 근무 때 둘, 셋을 인큐베이터 안에 넣는 경우가 많았어요.″
[간호조무사 B/전직 직원]
″보통 거기 있는 선생님들은 거의 다 그랬던 것 같아요. 오래되신 분들. 안아 주는 걸 싫어하셔서 거의 넣으라는 식으로.″
″아기들이 손탄다″는 이유로, 신생아 혼자 분유를 먹게 하는 이른바 ′셀프 수유′도 흔했다는 게 공통된 증언입니다.
[간호조무사 A/전직 직원]
″아기 입에 (분유병을) 꽂아두는 거예요. 훨씬 더 많은 양이 기도로 넘어가기 때문에 분수하듯이 토를 하는 거예요.″
사실일까.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대표 원장은 알지도 못하는 사진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병원 원장]
″그런 걸 있지도 않은 걸 갖다가 어떻게 어디서 사진 찍었는지도 모르겠고. <다른 병원 사진이란 말씀?> 몰라요 나도 출처도 모르겠고.″
하지만, 사진 속 병원 마크를 근거로 다시 묻자 이번에는 당시 근무자가 연출해 찍은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병원 원장]
″(조작한 게) 신생아실 직원으로 의심되거든요. 전에 병원에서도 돈을 얼마 뜯어냈다, 이런 얘기(가 있어서). 얘는 악의적이라 안 되겠다 해서 급하게 고소장을 썼고.″
인큐베이터에 두 명 이상을 넣은 것도, ′셀프 수유′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습니다.
[병원 원장]
″(셀프 수유를) 관행적으로 했다? 웃기는 소리. CCTV에 그런 게 하나도 안 나오는데.″
하지만 경찰은 병원 측의 고소로 진행된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CCTV 영상을 통해 ′셀프 수유′가 있었던 사실은 확인했습니다.
돈을 뜯어낸 전직 직원의 모함이라고 밝혔던 병원장은 돈을 요구받은 적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병원 원장]
″<(전직 직원이) 돈을 요구한 적도 있어요?> 직접적으로 한 건 없어요. 그런 건 없고.″
문제는 신생아 학대가 사실인지, 조사조차 제대로 하기 힘든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현행 법에 ′신생아 포개기′나 ′셀프수유′를 금지하는 조항이 없기 때문입니다.
[김포시 보건소 관계자]
″′셀프 수유′ 같은 경우에는 의료 행위로 볼 수 없거든요. 인큐베이터 (2명) 이런 것도 의료법 안에 세세하게 나와 있지 않아요.″
보다 못한 전직 직원들은 관리 책임이 있는 병원장과 신생아실 직원들을 ′아동학대′ 혐의로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고발했습니다.
[조영신/원곡법률사무소 변호사]
″병원에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고발인들이 다른 병원에서 근무하기 어렵게 만드는 등 불이익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권익위원회를 통해 고발했습니다.)″
고소를 당한 직원은 퇴사하기 전 상급자에게도 문제의 시정을 요청했지만 묵살됐다면서 시시비비를 철저하게 가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나경운 / 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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