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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건
故 임세원 교수의 '의로운 죽음'…"의사자 인정해야"
입력 | 2020-09-10 20:14 수정 | 2020-09-1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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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정신 질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고 임세원 교수를 의사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정신 질환자한테 희생된 의사라는 의미를 넘어서 당시 병원에 있던 다른 의료진과 직원의 목숨까지 구했던 의로운 죽음이었다는 걸 인정받은 건데요,
곽동건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2018년 12월 마지막 날, 고 임세원 교수는 외래 진료 도중 갑자기 흉기를 꺼내 위협한 조현병 환자 박 모씨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즉시 진료실을 빠져 나온 임 교수는 다른 환자와 간호사들에게 대피하라고 외치며 복도를 달려가다 넘어져 뒤따라온 박 씨로부터 끝내 변을 당했습니다.
의로우면서도 안타까운 희생이란 추모 열기가 고조되는 한편, 의료계에도 큰 충격을 던진 사건이었습니다.
의사와 환자가 진료실에 단둘이 놓이는 위험을 개선하기 위해 ′임세원 법′이 만들어져, 병원마다 비상벨이 설치되고 보안 인력이 의무적으로 배치됐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보건복지부 의사상자심의위원회는 임 교수가 의사자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정을 내렸습니다.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행위를 해야만 의사자로 인정할 수 있는데, 당시 임 교수의 직접적인 구조행위를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이유였습니다.
유족 측의 이의 제기로 재심의가 이뤄졌지만, 결론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김민후/변호사·故임세원 교수 유족 대리]
″칼을 빼앗거나 그래야만 과연 이게 적극적·직접적 행위로 볼 것이냐. 본인이 위험에 빠지는 것을 스스로 감수하는 것도 사실은 직접적·적극적 구조행위로 볼 수 있다.″
결국 유족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은 임 교수를 의사자로 인정했습니다.
임 교수가 비상계단이나 대피공간 등으로 손쉽게 탈출할 수 있었는데도, 대피 지시를 내리기 위해 위험을 감수한 것이 적극적 구조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입니다.
임 교수의 유족은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아이들이 아버지의 의로운 모습을 기억하며 힘을 얻고 살아갔으면 한다″는 심경을 전해왔습니다.
보건복지부는 ″판결문을 살펴본 뒤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대응 방향을 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곽동건입니다.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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