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학수

"3년 뒤 반값 전기차"…100만 마일 배터리는 없었다

입력 | 2020-09-23 20:25   수정 | 2020-09-2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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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세계 전기차 1위 업체 테슬라가 오늘 중대한 발표를 할 거라고 예고를 해 놓았습니다.

뚜껑을 열어 보니 배터리 비용을 줄여서 3년 뒤에는 지금보다 반값의 전기차를 출시 하겠다는 건데요.

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컸던 탓인지 이 발표 이후로 테슬라의 시가 총액은 오히려 58조원이 줄었습니다.

이학수 기잡니다.

◀ 리포트 ▶

매년 테슬라의 신기술과 생산계획을 발표하는 ′배터리 데이′.

거리두기를 위해 테슬라 전기차에 탄 주주들이 경적을 울리며 일론 머스크 대표에게 환호를 보냅니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대표]
″제 말 들리나요?″
(빵! 빵!)
″좋습니다.″

전세계 27만 명이 지켜본 이 행사에서 테슬라가 내놓은 건 일명 ′반값 배터리′.

값비싼 코발트 대신 니켈을 사용해 가격을 낮추고, 기술혁신을 통해 주행거리는 50% 이상 늘리겠다는 겁니다.

이렇게 해서 전기차도 3년 뒤엔 반값인 2만 5천달러, 우리돈 3천만원에 내놓겠다고도 약속했습니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대표]
″우리는 좀 더 가격이 적당한 차량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자면 배터리 가격을 낮춰야 합니다. 생산 방식도 향상시켜야 합니다.″

다음 달에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 시제품도 내놓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100만 마일 배터리′ 같은, 업계 판도를 바꿀 신기술이 발표될 거라 기대했지만, 장기적인 목표만 나오고 끝났다는 겁니다.

주식시장에선, 실망한 매물이 쏟아지면서, 테슬라 주가는 오늘 하루에만 500억 달러, 우리 돈 58조원이 증발했습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일단 안도했습니다.

애초 테슬라가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거나 공급선을 바꿀 것으로 우려했지만, 오히려 이번 발표로 배터리 기술이란 게 하루 아침에 개발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 부각됐다는 겁니다.

다만, 가격 인하 압박은 풀어야 할 숙제가 됐습니다.

[이항구/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
″(테슬라 신차) 판매가격이 2만 5천 달러대까지 떨어지니까, 상당한 원가절감 노력을 해야 되는 이런 과제들을 배터리 업체와 완성차 업체에 동시에 안겨줬다고 봅니다.″

2025년까지 전기차 25종을 내놓겠다고 밝힌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도 차세대 전기차 성능 향상과 가격 경쟁력 확보를 서둘러야 하는 과제를 안았습니다.

MBC뉴스 이학수입니다.

(영상편집: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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