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유영재

침착했던 주민·신속했던 구조…대형참사 막았다

입력 | 2020-10-09 19:09   수정 | 2020-10-09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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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불길이 이렇게 빠르게 번진 데에는 당시 이 곳에 강풍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거센 바람이 불었던 게 큰 이유가 됐습니다.

처음 불은 12층에서 시작됐는데요.

여기서 튄 불티가 강한 바람을 타고 23층과 최고층인 33층으로 옮겨붙었고, 이렇게 세 곳에서 동시에 번지기 시작한 불이 건물의 위아래로 빠르게 확산된 겁니다.

이때문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도 많았는데요.

소방대원들이 33층 전체를 집집마다 일일이 돌면서 밤새 구조 활동을 벌였습니다.

유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화재 현장.

당시 최대 순간 풍속은 시속 40킬로미터를 기록했습니다.

불이 시작된 지점은 12층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불길은 강한 바람을 받으면서 수십미터를 날아올라 각각 23층과 33층으로 옮겨붙었고, 이렇게 세 지점으로 확산된 불길이 위아래로 급속히 번져나간 것으로 파악됩니다.

[임주택/울산소방본부 생활안전계장]
″연소 확대가 12층에서 13층으로 이렇게 가는 것이 아니라 바로 23층, 33층으로 이렇게 (확대됐습니다.)″

건물 외장재로 쓰인 알루미늄 복합패널이 주된 피해 원인이었습니다.

2장의 알루미늄 사이에 폴리에스테르 같은 단열재를 채워넣은 뒤, 접착제를 바르는 공법인데, 이때 접착제는 불에 아주 잘 타는 제품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소방당국이 밝혔습니다.

2015년부터는 건축법이 개정돼, 6층 이상 건축물에는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의 외벽마감재와 단열재를 쓰도록 했지만, 이 건물은 2009년 준공을 받아 강화된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한삼건/울산대 건축학부 명예교수]
″색깔을 내야 하니까 페인팅도 하고 패널과 패널 사이를 붙이면 메워야 하니까 실리콘 쓸 거고, 이런 게 다 복합돼있어서 불 붙으면 잘 타는 거죠.″

하지만 이렇게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다행히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과 인명구조를 동시에 진행한 것이 주요했고, 입주민들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갇혀있다는 신고내용을 지휘본부가 소방관들에게 일일이 전달한 것도 적중했습니다.

여기에 입주민들은 침착하게 대응했고, 옥상으로 통하는 문도 쉽게 열 수 있어서 고층 주민들은 신속하게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임주택/울산소방본부 생활안전계장]
″소방관의 선착대가 일찍 도착했으며 방송을 통해서 주민들도 신속하게 대피(했습니다.)″

비록 아파트 외벽은 심하게 타버렸지만, 내부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크지 않았던 점도 입주민들의 대피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MBC뉴스 유영재입니다.

(영상취재:김능완·최준환/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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