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남효정

"널 버린 게 아냐" 44년 만에 찾은 쌍둥이 막내

입력 | 2020-10-18 20:16   수정 | 2020-10-1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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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국에 직접오지 않아도 재외공관을 통해 유전자 검체를 보내면 친부모를 찾아주는 제도가 올해부터 생겼는데요.

이 방법을 통해 처음으로 가족을 찾은 여성이 있습니다.

세 살에 미아가 돼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44년 만에 한국에 있는 가족을 찾았습니다.

남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흑백 사진 속의 세 남매는 막내 여동생이 실종되면서 44년을 떨어져 지냈습니다.

드디어 화면에 나타난 동생의 얼굴.

″와!!!″

[윤상애]
″hello, 안녕하세요.″

[윤상희/쌍둥이 언니]
″목소리도 똑같아. 머리만 다르고 얼굴이 다 똑같잖아.″

어느새 중년이 된 딸을 보며 어머니는 눈물만 흘립니다.

[이응순/어머니]
″상애야, 상애야. 너무 보고싶었어.″

윤상애씨는 세 살이었던 1976년 여름, 외할머니와 함께 집 앞에 나갔다가 길을 잃었습니다.

부모를 찾지 못해 아동보호기관에서 지내다 그해 겨울 미국으로 입양돼 지금까지 ′데니스′로 살아왔습니다.

아버지는 병을 얻어 이미 이십여년 전 돌아가셨고, 어머니도 평생 딸을 찾아 헤맸습니다.

[이응순/어머니]
″안 가본 데가 없어요. 안 해본 게 없어요. 경찰에 신고하고 라디오에 광고 내고…″

그동안 부모에게 버림받았다고만 생각했다는 상애씨.

지난 7월 미국 보스턴 총영사관에서 유전자 검체를 한국으로 보냈습니다.

상애씨 어머니가 이미 지난 2016년 경찰을 통해 유전자를 채취해 놓은 덕에 두 달만에 가족을 찾았습니다.

[윤상애]
″(가족을 찾았다는 소식이) 사기인 줄 알았어요. 가족 얼굴을 보니 매우 기쁘고 좋아요.″

해외 입양인들은 주요 입양국인 미국, 프랑스, 스웨덴 등 14개 국가 재외공관을 통해 유전자 검체를 한국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상애 씨는 이렇게 가족을 찾은 첫번째 사례로, 전 세계 다른 40여 명도 가족을 찾는 중입니다.

[임희진 경정/경찰청 아동계장]
″외교행낭(외교문서 수송 가방) 통해서 바로 유전자 검체를 채취해서 (받아)볼 수가 있기 때문에, 비교적 신속하고 또 효율적으로 실종된 가족들을 만나볼 수가 있게 됩니다.″

가족들은 직접 만날 날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응순/어머니]
″코로나 안 걸리게 마스크 잘 쓰고, 한국에 빨리 와. 온 가족이 다 너 기다리고 있어.″

[윤상애]
″가족들 안아보고 싶고, 다 같이 밥 먹고 싶어요.″

MBC 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김경락/영상편집: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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