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박소희

이라크 건설현장 코로나 관련 한국인 1명 사망…"집단감염 가능성"

입력 | 2020-06-30 06:06   수정 | 2020-06-3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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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우리 국민이 이라크의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코로나로 숨진 것 같습니다.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한 걸로 보입니다.

함께 파견됐던 노동자들이 이후 급히 귀국했는데, 이 중 10명이 확진됐습니다.

아직도 150명 정도가 이라크에 남아 있는데, 이미 집단적으로 코로나에 걸린 건 아닌지 귀국도 못한 채 공포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박소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 떨어진 비스마야.

10만 세대가 입주할 신도시 건설 현장에선 한화건설과 협력업체 직원 등 한국 노동자 4백여명과 방글라데시와 이라크인 등 1만여 명이 일했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28일 새벽 이 공사현장 협력업체의 현장 소장인 62살 이 모씨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현지에서 숨졌습니다.

이 씨는 6월 중순쯤 갑자기 열이 나는 등의 증상이 있어, 바그다드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결국 사망했습니다.

[한화건설 관계자]
″폐렴 증상이 있었는데 악화가 돼서 돌아가셨다고...지난 주말에.″

현재 공사는 지난 15일부터 전면 중단됐고, 노동자들은 자가격리 중인 상태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 집단 감염이 벌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공사중단 이후 현장에서 한국인 2백 5십여명이 순차적으로 귀국했는데, 이 중 확진자가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화건설측은 이들 가운데 7명이 자사 소속직원이며, 나머지 3명은 협력업체 직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사망한 이 씨와 같은 협력업체에서 일하던 직원도 24일 확진판정을 받았습니다.

[귀국 동료 노동자]
″우리가 오면서 비행기 내에서 걸린 게 아니고, 이미 거기 이라크 내에서 이제 회식을 하는 과정이라든가 어떤 그 모임 과정에서 걸렸다(라고 생각했어요.)″

지난 19일에는 방글라데시인 근로자 1명도 현장에서 코로나 증상을 보이다 숨졌습니다.

노동자들은 발열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 바그다드 병원으로 이송되는 걸 오히려 우려하는 실정입니다.

[현지 노동자]
″바그다드 병원에 가면 혹시나 죽지 않을까, 한국에 있으면 그래도 살 수는 있을텐데… 해열제라도 먹고 국내에 들어가야 될 입장이죠.″

이라크 주재 한국대사관측은 ″건설현장에 이미 감염된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으므로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며 집단 감염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이 씨의 시신은 현재 바그다드 병원에 안치돼 있으며, 이라크 당국의 최종 진단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화건설측은 약 70여명의 최소 인력을 제외하고 나머지 노동자들을 순차적으로 귀국시키겠다고 밝혔지만, 바그다드 공항이 폐쇄된 상태여서 조속한 귀국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