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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포 먹었다고 혹한에…또 내복 차림 아이

입력 | 2021-01-12 13:55   수정 | 2021-01-1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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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추운 날씨에 또 다른 다섯 살 아이가 내복만 입고 도와달라면서 거리를 헤매다 행인에게 발견됐습니다.

손하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수유동의 한 골목길.

빌라에서 한 여자아이가 혼자 나와 골목을 걸어갑니다.

눈도 채 녹지 않은 혹한 속에서 분홍색 상의에 흰색 내복 바지만 입었습니다.

길가던 여성이 아이를 발견해 무릎을 꿇고 꼭 안아줍니다.

내복만 입고 골목을 나온 아이는 행인에게 발견됐는데, 당시 체감온도는 영하 10도를 밑돌았습니다.

이웃 주민들이 모여들었고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이 5살배기 여자아이는 ″엄마가 음식을 먹었다고 혼을 내며 집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한 말은 ″도와주세요″였습니다.

주민들과 경찰관이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찾아갔지만 아이 엄마는 오히려 화를 냈습니다.

[목격자]
″엄마가 ′왜 내 아기 데려가냐′고 신고한 아주머니한테 소리지르며 싸우고 계시고, 경찰분이 아기를 데리고 가고…″

20대인 아이의 어머니는 학대를 한 것이 아니라 혼을 냈더니 아이가 혼자서 집을 나간 것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모 씨/어머니]
″쥐포 먹었냐고 물어봤고, 밥 안 먹고 과자만 먹고 그래서… 애가 몰래 먹고 그러더라고요. 야단을 쳤어요. 애가 어떻게 나갔는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웃들은 이 아이가 평소에도 배가 고프다는 말을 자주했다고 전합니다.

[이웃 주민]
″가방이고 신발주머니고 다 아이가 들어야 해요 항상. ′밥 먹었어?′ 인사가 그거잖아요. ′아니 안 먹었어요, 배고파요.′ 아이가 항상 그랬어요, 배고프다고.″

[이웃 주민]
″아침에 등원을 하면 엄마 손을 잡고 가잖아요. 그 아이는 혼자 왔나봐요. ′배고파′ 하면서 ′빵 달라′고, ′빵 좀 달라′고…″

서울 강북경찰서는 아이 엄마를 일단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형사입건했습니다.

하지만 밖으로 내쫓은 행위를 물리적 학대로 처벌할 수 있는지 법적 검토가 좀더 필요하다는 게 경찰의 입장입니다.

아이는 신고 직후 어머니와 강제 분리됐고, 현재 아동복지시설에서 보호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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