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성아

고장 잦았던 승강기…점검 대상도 아니었다

입력 | 2021-01-07 20:38   수정 | 2021-01-07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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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동국 제강 포항 공장에서 50대 배송 노동자가 리프트에 끼어 안타깝게 숨진 사고.

어제 전해 드렸습니다.

유족들에 따르면 고인이 생전에도 ′해당 리프트의 고장이 잦아서 무섭다고 말해왔지만, 문제의 리프트는 안전 인증이나 검사 대상 조차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성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4일 오전 7시 20분쯤.

식자재 배송기사 57살 허 모 씨는 동국제강 포항공장의 화물용 리프트에서 머리가 끼여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고 현장에는 안전요원이나 관리자도 배치되지 않았습니다.

15년 넘게 새벽 내내 배송 일을 해 오면서 힘든 내색조차 않았지만 유독 동국제강에 가는 건 무섭고 힘들어 했다고 유족들은 말합니다.

[허 모 씨 딸]
″동국제강 엘리베이터 얘기를 정말 많이 했거든요. 그게 계속 서니까…자기가 고쳐달라고 요구를 해도 들어주는 사람도 없고 그래서 답답하고 힘들다고 말하셨죠.″

리프트가 고장나는 날에는 계단으로 무거운 식자재를 하나씩 옮기느라 여름에는 하루에 2kg의 체중이 빠진 적도 있다고 합니다.

[허 모 씨 아내]
″갔다 오면 온 등에 제가 파스를 붙여주고…(남편이) 등이 아파서 움직이지를 못 하는 거예요. 짐을 지고 (계단으로) 올라가니까.″

작년 9월엔 허리를 다친 허씨가 리프트가 고장난 것을 확인하고

도저히 계단으로 갈 수가 없어 물건을 그냥 1층에 두고 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식자재를 배달받는 위탁업체측은 안전문제를 물어보는 게 아니라, 도리어 강하게 항의를 했다고 합니다.

[물류업체 상담원]
″(지난해 9월) 그날도 (리프트가) 고장이 나 있어서 기사님이 도저히 계단으로 옮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기사님이랑 통화했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문제의 리프트는 적재하중이 일반 엘리베이터보다 크게 작은 3백kg에 불과해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안전인증과 검사대상에도 해당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국제강 측은 경찰 조사가 진행중이라 입장을 밝힐 수 없으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오늘 현장 검증을 실시한 가운데, 노동부는 사고가 난 리프트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사고 경위를 조사중입니다.

MBC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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