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수근

"청소로 일바뀌고 월급 줄고"…해고 피하니 대신 차별?

입력 | 2021-01-23 20:19   수정 | 2021-01-2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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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집단해고 됐던 도로공사 요금계산소 수납원들이 10년이 넘는 긴 소송 끝에 도로공사 본사 정직원이 됐는데요.

기쁨은 잠시였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들에게 수납업무가 아닌 화장실이나 도로주변 등의 청소를 지시했습니다.

김수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와아~~″

지난 2008년 하루아침에 용역회사 비정규직이 됐던 도로공사 톨게이트 수납원들.

집단 해고에 맞서 싸운 끝에 2019년 대법원에서 승소하면서 10여 년 만에 1천여 명이 다시 본사 정직원이 됐습니다.

″얼마나 눈물이 났는지 몰라… 고생했어.″

이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주황색 작업복을 입고 승합차에서 내린 노동자들이 빗자루를 꺼내 6차선 고속도로 옆 가장자리를 청소합니다.

[박현숙/도로공사 사원(전 요금수납원)]
″처음에는 굉장히 무서웠어요. 뭐가 (차량이) 달려드는 거 같아서.″

한국도로공사는 직접 고용한 요금수납원 1천 4백여 명을 ‘현장지원직’이라는 별도의 직군으로 배치했습니다.

업무도 기존에 해온 요금수납이 아닌 졸음쉼터나 도로 주변을 청소하는 일로 바뀌었습니다.

[A씨/도로공사 사원(전 요금수납원)]
″낙심은 했었죠, 이 일을 시킬 때는. 졸음쉼터 화장실 변기 열고 청소할 때는 좀 서러웠어요.″

임금은 수납원일 때보다 30~40만 원 줄어 200만 원이 채 안 됩니다.

업무가 바뀌어 몸이 고되진 건 그래도 견뎌보려 하지만 회사 측의 조치엔 참기 힘든 모욕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만약 기존 수납 업무를 원한다면 본사에서 나가, 자회사에 입사하라는 게 도로공사의 요구입니다.

[A씨/도로공사 사원(전 요금수납원)]
″저희들 자회사로 보내려는 꼼수죠. 얼마 전에도 자회사로 보내려고 서류 작성까지 하라고 했어요.″

압박은 이뿐만 아닙니다.

도로공사는 지난 2019년 노조 농성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1억 3천만 원의 민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노조원 수십 명을 형사 고소해 수천만 원의 벌금형과 직위해제도 잇따랐습니다.

도로공사 측은 ″요금 수납 업무는 이제 자회사가 전담하기 때문에 본사 직원은 할 수 없고, 별도 직군 마련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
″업무의 종류하고 형태 같은 것은 경영상 범위의 재량권 사항이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거든요.″

하지만 노동자들은 공사 측이 대법원 판결 취지를 무력화시킨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수납원들은 낮은 임금 등 부당한 처우에 대해 또다시 긴 법정 싸움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영상취재 : 윤병순 / 영상편집 :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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