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고현승

'후루룩' 소리만 '침묵 식당'…가게마다 '쉿' 이유는?

입력 | 2021-02-13 20:18   수정 | 2021-02-1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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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일본의 한 식당입니다.

′침묵 식당′이라는 안내가 붙어있는데요.

침묵 목욕탕도 등장했습니다.

코로나로 긴급사태가 선언되면서 업주들이 이렇게 손님들한테 아예 대화를 못하게 하고 있는 건데요.

손님들 반응도 나쁘지 않다고 합니다.

도쿄에서 고현승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도쿄 메구로구의 한 라멘 가게,

점심 손님이 몇명 앉아 있지만 가게 안에서 들리는 건 이 소리 뿐입니다.

각 좌석과 출입문에는 ′고작 20분입니다. ′사적 대화 엄금′에 협력해주십시오′라고 써붙여놨습니다.

[라멘가게 주인]
″말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손님께는 죄송하지만 ′협조해 주십시오′라는 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손님들 반응도 나쁘지 않습니다.

[라멘가게 손님]
″라면 먹을 때 대화는 필요 없으니 딱히 불편함을 느끼진 않았습니다.″

삿포로의 소바 가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안팎에 커다랗게 붙어있는 글씨는 ′묵식′, ′조용한 식사에 협력해달라′입니다.

′묵식′ 포스터는 올초 영업시간이 제한된 이후 후쿠오카의 한 카레 식당이 처음 만들었습니다.

[카레집]
″′맛있네′라고 한다든지 어떻게든 얘기를 하게 되는데, ′마스크를 벗을 경우 대화는 삼가주세요′라는 생각으로 만들게 됐습니다.″

단순 ′대화 금지′를 넘어 좌석이 모두 1인용인 주점도 등장했고

[손님]
″집이 아닌 데서 좀 여유있게 마시고 싶을 때 이용합니다.″

이른바 ′혼밥′ 한정 메뉴를 선보인 식당도 있습니다.

[식당]
″혼자 온 손님이 조용히 드시고, 코로나가 끝나면 친구들과 같이 2-3명이 찾아주실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유행은 SNS를 타고 전국 여러 업종으로 퍼졌습니다.

한 때 휴업까지 해야했던 목욕탕들은 ′묵욕, 즉 ′조용한 목욕′을 써붙였고, 이발소는 ′조용한 이발′을, 회원이 30% 넘게 준 스포츠센터는 ′조용한 트레이닝′을 내걸었습니다.

이 글귀를 새긴 운동복까지 나왔습니다.

미야기현에선 아예 현 차원에서 포스터를 만들어 나눠주고 있습니다.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긴급사태선언 연장으로 ′묵′으로 시작하는 이런 포스터를 내거는 업소들이 늘고있는데, 이용객들의 감염 불안도 줄여주고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에게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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